▲ 지난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KT위즈의 경기에서 정민태 투수코치에게 지시를 하고 있는 김성근 감독 = 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 이글스가 김성근 감독 복귀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김 감독이 복귀한 20일 KT 위즈와의 경기에 승리했지만, 이후 4경기에서 1무3패로 다시 부진에 빠졌다. 한화는 26일 경기 전까지 올 시즌 43경기에서 11승 1무 31패를 기록했다. 승패 차가 무려 -20이다. 9위 kt와의 승차는 7경기, 5위 SK와의 승차는 11경기다. 탈꼴찌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아직 시즌을 포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아직 101경기가 더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극히 드문 경우지만 지난 2014년 LG는 -14의 승패 차를 극복하고 포스트 시즌 진출을 썼다. 물론 쉽지 않은 결과다. 한화가 5할 승률을 만들려면 무려 20번의 위닝시리즈를 만들어내야 한다.
하지만, 한화는 선수 면면을 살펴보면 가능성이 있다. 타선을 보면 정근우, 이용규, 김태균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거포 윌린 로사리오도 있다. 송광민, 하주석, 양성우, 이성열 등도 타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투수를 보면 에스밀 로저스가 부상에서 복귀해 조금씩 위력을 되찾고 있다. 여기에 윤규진, 송은범, 장민재, 이태양 등이 선발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초반 과부하가 걸린 불펜진이 부진하지만, 김재영, 김용주, 송창현, 김범수 등 젊은 대체 자원들이 있다. 여기에 안영명의 복귀와 외국인 투수 교체로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다.
결국, 지금의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게 가장 큰 관건이다. 시즌 초반 연속된 패배로 선수들의 자신감이 크게 떨어졌다. 또한, 잦은 보직 변경과 교체로 동기 부여가 부족한 상황이다.
한화 팬들은 김성근 감독 복귀를 계기로 팀이 달라지길 기대했다. 하지만, 상황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달라지 점이 있다면 그나마 로저스, 송은범, 윤규진, 이태양 등 선발진이 5이닝 투구를 해줬다. 그동안 선발 투수들이 조기 강판되면서 불펜에 과부하를 줬다는 점을 생각하면 긍정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윤규진, 장민재 등 선발로 나와 호투한 선수들을 선발로 고정하기보다는 불펜과 연동하며 운영할 뜻을 내비쳤다. 이러면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을 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김 감독 야구의 핵심인 ‘불펜 야구’ 기조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단지 소화 이닝이 줄었을 뿐이다.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면 잘 던지던 계투진을 빼고 구위가 떨어진 박정진, 송창식, 권혁이 차례로 투입됐다. 박정진은 감독 복귀 이후 5경기에서 4차례나 부름을 받았다. 송창식과 권혁도 3차례씩 출전했다. 21일에는 무사 1,2루에서 박정진, 송창식, 권혁이 차례로 나왔지만 5실점을 허용했다. 22일에는 타선이 한 회에 4점을 뽑아내며 7-10까지 따라붙자 나름 호투하던 김용주를 내리고 송창식, 박정진을 올렸지만 4실점을 허용하며 추격 희망을 꺾었다. 25일에는 3-2로 앞선 상황에서 장민재가 부진하자 송창식, 송창현, 박정진, 권혁을 투입했지만, 5점을 내줬다. 마무리 정우람도 최근 2~3일 간격으로 등판하며 대부분 2이닝을 소화하며 과부하가 걸렸다. 정우람은 25일 넥센 전에서 8-7로 앞선 8회 말 등판해 한 점 차를 지키지 못하며 첫 패전투수가 됐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선발진의 보직과 휴식일을 고정하는 한편 불펜진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줄 필요가 있다. 지친 필승 조의 등판을 최소화하고, 젊은 투수들에게 확실한 동기 부여를 해줘야 한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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