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측 김종인 대표 세력화 의구심
중구 타 인사 추대·세종 이해찬파 반발
경선 패배자 등 리벤치 매치 예고
차기 대선을 1년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화약고가 될 수도 있는 지역위원장 공모에 돌입한다.
공모 작업을 주도하는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이하 조강특위)가 지난 4ㆍ13 총선 패배 지역을 중심으로 심사하겠다는 의사를 피력, 물갈이 여부가 관심사로 부상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지난 16일 조강특위 회의에서 “가급적 너무 오래 (지역위원장) 직을 갖고 계신분들을 솎아낼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면서 “실패한 지역구에 대해서 엄밀한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 (지역위원장이) 오랫동안 (직위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노력했음에도 (선거에서는) 성공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고 고강도 인적 쇄신을 당부한 바 있다.
26일 더민주 충남ㆍ충북도당 등에 따르면 조강특위는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지역위원장 후보를 공모한다. 공모지역은 253개 전 지역구를 대상으로 한다.
전당대회 전에 치러지는 통과 절차다.
그러나 조강특위는 이번 공모가 대선을 앞두고 이뤄지기에 엄격한 심사로 지역위원장을 선정, 필요시 현 위원장의 교체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마땅한 후보가 없을 땐, 선정치 않고 공석 상태로 두기로 했다.
다만, 심사 대상은 현역 의원이나 국회의원 당선자보다는 총선에 낙선한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주가 될 것이라는 것이 당내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앞서 이언주 조강특위 부위원장도 지난 2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역 의원이 당선된 지역보다 낙선된 지역을 중심으로 널리 공모해주시면 적극적으로 심사하겠다”면서 “현역의원이 있는 지역은 이미 총선에서 유권자가 판단을 해서 인정을 한 상태이기에 조강특위에서 경쟁력을 다시 심사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것.
지역위원장은 전당대회에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선출 권한 등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친노 진영에서는 지역위원장 심사에 관여하는 조강특위에 비노 측 인사들이 다수 포진했다는 점에 견줘, 김종인 대표가 임기 이후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또 당권주자들이나 차기 대권주자들로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키 위해 지역위원장 공모와 선정에 관여할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
경선 방식이나 선정 결과가 어떻든 간에 세력 간 힘겨루기로 홍역을 겪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지역적인 요소도 있다.
우선, 대전 중구에서는 일부 당원들이 송행수 출마자와 같이 갈 수 없다는 생각 아래 지방의원 추대 등을 비롯해 지역위내 후보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다른 지역에선 총선 공천 과정에서 배제됐거나 경선에서 패배한 후보들이 다시금 현 위원장들과의 리벤지 매치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를 보이는 곳도 적지 않다.
이는 지역위원장이 지방선거 공천에 참여하고, 출마에 있어서도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는데서 비롯된다.
세종시의 경우, 복당을 신청한 이해찬 의원이 있음에도 지역위원장 공모를 진행함으로써 세종시의원들을 포함한 당원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지역위원장 선정 결과는 6월말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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