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원내대표와 워싱톤 인연 주목
김종필 전 총리 청구동 자택 찾아가나
충북 이너서클 청명회와 접촉 관심
▲ 사진=연합 DB |
제주포럼 참석차 방한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5일 내년 대선 출마를 강력 시사했다.
반 총장은 이날 오후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관훈 포럼 초청 토론회에서 참석, “내년 1월1일이면 한국사람이 된다”면서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 (임기종료후)가서 고민, 결심하고 필요하면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권 출마 검토를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어서 정치권에 ‘반기문 대망론’이 더 거세게 불 전망이다.
반 총장은 대권 후보로 언급되는 것과 관련, “자랑스럽고 고맙다”며 “ 제가 그런 말을 안했는데 자생적으로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제가 인생을 열심히 살았는데 헛되게 살지는 않았고, 노력한데 대한 평가가 있구나. 자부심 느끼고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로 지도해달라”고도 말했다.
그는 북한과 관련해 “고위급간에 대화채널을 열고 있다”면서 “남북간 대화채널 유지해온 것은 제가 유일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기회가 되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첫날 대권 출마 시사 언급에 반 총장의 6일간의 방한 일정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충청을 기반으로 한 ‘반기문 대망론’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이 높아지자, 제주도에서 개막된 ‘제주포럼’이 ‘충청포럼’으로 바뀐 거 같다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정도다.
이는 새누리당이 4ㆍ13 총선에서 참패하며 대선주자들이 초토화되면서 반 총장이 유력 대안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정치적 행보라는 시선을 피하기 위해 고향 방문 대신 대구 경북(TK) 지역과 수도권(일산)을 도는 광복 행보로 여러 정치적 메시지를 정치권에 던지고 있다.
그러나방한 기간중 ‘충청’과의 ‘조우’형태로 다양한 정치적 메시지를 줄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25일 오후 제주포럼 만찬장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인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한국일보 워싱턴 특파원 시절 반 총장이 워싱턴 정무공사로 만나 교분을 나눠 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충청을 고리로 한 ‘충청대망론’의 주자와 차기 주자로 읽힐 수 있어 이날 조우에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제주포럼 개막식 때는 반 총장과 매달 1~2 차례씩 안부 전화를 주고 받는 ‘반사모(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대표격인 임덕규 월간 디플로머시 회장과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 회장은 충청 출향 명사들의 모임인 ’백소회‘를 이끄는 등 충청권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두 사람은 지난주 방문 일정에 대한 전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져 간단하게 나마 국내 정치 등에 대한 얘기를 주고 받을 지 주목된다.
‘충청 정치’의 상징인 김종필 전 총리의 서울 청구동 자택을 방문 여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반 총장은 ‘DJP연합’의 국민의정부 당시 김종필 총리 시절 외교부 차관을 지내면서 충청 동향으로 교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측은 “아직 반 총장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없었다”며 “정확한 것은 26일 이후에나 알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올 들어 연하장과 1월 김 전 총리의 구순을 맞아 외교부를 통해 축하 편지를 보내왔다. 청구동 방문은 반 총장이 서울 일정을 보내는 27일과 28일이 될 전망이다.
반 총장과 가까운 충북지역의 이너서클 모임인 ‘청명회’와 접촉을 할 지도 관심사다.
청명회는 2012년 8월 유엔 사무총장 연임 후 반 총장이 방한했을 때 다른 단체는 찾지 않았으나 이 모임이 주최하는 축하연에 참석한 바 있다.
지난 15일 임명된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도 청명회 회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청와대와 반 총장의 가교 역할을 해 주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 반 총장은 이날 낮 제주공항에 도착,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11회 제주포럼 일정에 참석한다. 첫날 일정으로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 주최 환영 만찬이 참석했다.
26일에는 오전 10시20분에 시작되는 제주포럼 개회식에 참석해 기조연설과 황교안 국무총리와 면담이 예정돼 있다.
이날 오후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 뒤 다시 27일 한국으로 돌아와 다음날인 28일까지 서울에 머물며 개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29일 오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국제로터리 세계대회 개회식 기조연설에 이어 이날 오후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한 다음 경주에서 하룻밤을 보낼 계획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오는 30일 이번 방한의 마지막 공식일정으로, 경주에서 열리는 유엔 NGO 콘퍼런스 참석을 끝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서울=오주영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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