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커피의 기본은 에스프레소 입니다. 투샷은 더 진한 맛의 커피를 만들 수 있어요.”
앞치마를 두른 중학생들은 생전 처음 내리는 커피에 들뜬 모습이다.
기계를 다루는 것이 약간은 어설퍼 보이지만 이내 향긋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만들어낸다.
이번에는 욕심을 더 부려 카페라떼 만들기에 도전해 본다.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넣고 거품으로 장식까지 하니 커피전문점 부럽지 않은 그럴듯한 카페라떼가 나왔다.
체험에 참여한 전세훈 학생은 “장래희망은 기술직인데 커피를 만들면서 바리스타에도 관심이 생겼다”며 “먹어보기만 했던 커피를 직접 만들어보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2. ‘나만의 RC카(무선조종자동차)’ 만들기에 흠뻑 빠져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모터 구동, 블루투스 연결 등 RC카를 제작하기 위한 코딩 교육이 이어졌다.
어려운 용어에 머리를 긁적긁적 하면서도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하나하나 조립해 가더니 근사한 RC카를 완성했다.
친구들끼리 ‘누가 더 빠르나’ RC카 조정 대결도 펼쳐본다.
김철민 교사는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설계하고 제작하면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25일 오후 보문중학교 교실 풍경이다. 일렬로 맞춰진 딱딱한 책상 앞에 앉아 선생님이 칠판에 쓴 글씨를 받아적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손재주가 좋은 학생은 도자기를 만들고, 영화감독이 꿈인 학생은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하는 경험이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날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자유학기제 운영학교인 보문중을 방문해 학생들의 체험 활동을 살펴봤다.
보문중은 지난 2년간 ‘자유학기제’ 희망학교 시행을 통해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공예, 만화그리기, 건축디자인 배우기 등 예술활동을 비롯해 바리스타, 나도기자다, 영상제작, 메이커 교육반 등 총 17개를 운영하고 있다.
목요일에는 로봇공학연구소, 디자인회사, 은행, 기업 등을 방문해 직업체험을 하며 학생 스스로 미래를 설계해보기도 한다.
김광태 보문중 교장은 “미래 시대는 올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며 “자유학기제는 이러한 의미에서 미래 시대를 대비하는 교육활동으로 좋은 제도”라고 강조했다.
다만 진로체험처 방문에 따른 운송수단 안전 대책과 특별교부금 중단이후 학교 자체 예산 확보 어려움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학생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자유학기제가 잘 정착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애로사항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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