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이글스와 넥센히어로즈의 시즌 4차전에서 선발 등판한 에스밀 로저스 선수 모습 = 한화이글스 제공 |
승리를 만드는 건 스타가 아니라 팀워크다. 하지만, 팀워크를 만드는 건 에이스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31)는 팀의 에이스다. 실력과 인성을 모두 갖춰야 한다. 특히 마운드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팀 전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로저스는 지난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4차전에 선발 등판해 7.1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팀 타선이 침묵하면서 1-2로 패해 시즌 3패째를 떠안았다.
로저스는 올 시즌 4경기에 나와 1승 3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뛰어난 활약(10경기 6승2패 평균자책점 2.97)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통증을 느끼며 시즌 합류가 늦었던 로저스로서는 승패보다 투구 내용이 더 중요하다.
한화 내부적으로도 조심스럽다. 그의 실력이야 검증을 받았지만, 정상 몸 상태를 돼 찾았는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다행히 몸 상태는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로저스는 최고구속 151km의 위력적인 직구를 던지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을 구사했다. 비록 변화구 비율 구사가 높았지만, 점차 제 구위를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경기 초반에는 힘을 빼고 던지면서 서서히 구속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9일 삼성전 이후 4일 휴식 후 등판임에도 113개의 공을 던졌다.
이날 경기 전 김성근 감독은 로저스에 대해 “이제 네 번째 등판이라 힘이 나올 때가 됐다”며 구위 회복을 기대했다. 실제 로저스는 이날 1회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막아냈다.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커브로 타선을 제압했다. 여기에 주자를 내보낸 위기 상황에서는 직구 구위를 좀 더 올리며, 더 집중해서 투구하는 모습이었다. 직구 제구는 조금 아쉬웠다.
다만, 마운드에서 침착함이 아쉬웠다. 2회 말 1사 2,3루 실점 위기에서 타자 박동원의 투수 앞 땅볼을 잡은 후 3루 주자 대니 돈을 태그하려다 넘어지면서 실점을 허용했다. 넘어지면서 글러브로 태그를 했지만, 공을 오른쪽에 들고 있었다. 로저스는 몰랐다는 듯 심판에게 항의했다. 3회 말에는 1사 1루에 주자 견제를 시도하다 공을 놓쳐 보크를 지적당했다.
앞서도 로저스는 마운드에서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8일 복귀전에서도 그라운드에서 과도한 모션을 보이며 한 이닝에서 보크를 2개나 범하기도 했다. 마운드에서 내려 올 때도 더 던질 수 있다는 과도한 의욕을 보이기도 한다.
로저스가 평정심을 보이며 단지 실력뿐만 아닌 진정한 에이스의 품격을 갖춘 선수가 되길 기대해본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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