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부처에서 내려온 충남도 고위직 공무원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정부와 적극적인 소통으로 굵직한 지역현안을 가시화시키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와 지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도민 간 ‘보이지 않는 벽’이 쌓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도에 따르면 부지사, 실ㆍ국장, 감사위원장 등 17명의 고위직 중 8명 가량이 중앙부처나 외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우선 이들에 대해 고시패스 이후 중앙무대 공직에서 잔뼈가 굵었기 때문에 대형 현안에 대한 추진력이 탁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도의 현안이 중앙부처에서 새롭게 영입한 국장으로 인해 해결된 전례가 있다.
국토교통부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박재현 건설교통국장이 영입된 뒤 환황해권 교통망으로 필요성이 컸던 서산민항 유치가 국가계획에 반영되고 대산~당진고속도로 예비타당성 통과 등이 이뤄졌다.
역시 중앙부처에서 온 이창규 문화체육관광국장도 성과를 냈다.
이 국장은 26년간 지지부진했던 안면도 국제관광지 개발 사업에 대기업인 롯데그룹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얼마 전 대전시 행정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송석두 전 행정부지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송 전 부지사는 지지부진한 현안에 대해 항의하러 온 주민들을 적극 설득해 그들로부터 “똑똑하다”는 칭찬까지 받는 등 도정을 진두지휘 했었다.
하지만, 충남도 안팎에서 이들에 대한 칭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국장들은 할 일만 하면 된다는 식의 고집불통 성격을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성과 혹은 업무에 몰두한 나머지 지역민 피해나 배려에 신경써달라는 의견에 ‘개인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뉘앙스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벽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국장의 경우 현안사업 및 지역 특산물 판매와 관련한 언론 및 도의회의 질문에 해결방안 제시는 못하면서 업계와 지역민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해 아연실색케 하기도 했다.
때문에 주민 대의기관인 도의회에서도 중앙출신 고위공직자에 대한 질책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전낙운 의원은 “우리 할 바만 다 하면 된다는 자세 말고 주민과 소통하면 좋을 것”이라고 일침 했다.
도청 내부에서도 “어느 순간 도청에서 마음으로 존경하며 믿고 따를만한 어른이 사라졌다”며 “중앙부처 출신들이 업무추진력이 탁월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역에 대한 이해심을 더욱 넓혀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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