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청사 |
검토 끝에 20억여원 들여 숙박과 회의, 연회시설 등 소규모로 건립 가닥
호텔들 건립 앞둔데다, 정부세종컨벤션센터까지 있어 필요성 의문
세종시가 외빈(外賓)을 위해 게스트하우스(Guesthouse) 건립에 나섰지만, 자칫 관사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어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신도시에 호텔이 줄줄이 들어서는데다, 정부세종컨벤션센터까지 있는 상황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소규모로 짓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시는 애초 이달 중순까지 게스트하우스 건립 기본계획(안)을 내놓을 예정이었다. 외빈 의전 등 대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건립 위치와 공간계획, 규모와 예산 등을 검토한 기본계획을 토대로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가려 했지만, 아직 회의 테이블에는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기본 방향은 나왔다.
건립 위치는 신도시다. 세종을 찾는 외빈들이 업무상 주로 정부세종청사를 찾는 점에서 조치원 등 읍면지역은 거리상 여건이 좋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원하는 시기에 토지 공급이 쉽지 않아 고민이다.
예상과 달리, 규모는 작다.
숙박용 공간은 2∼3곳뿐이다. 여기에 회의와 연회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추가해도 소규모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규모상으로 과거 단체장 등이 사용하던 관사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세종을 찾는 외부 손님의 마음에 쏙 들게 더 투자해 규모를 늘리려고 고민을 했지만, 여건이 만만치 않다.
우선 오는 2018년까지 신도시에 호텔이 줄줄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1-5생활권(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인근인 방축천 C34구역에 나성종합건설이 연면적 4만2091㎡, 지하 3층과 지상 8층 규모의 ‘세종NS호텔’을 짓는다. 총 413실의 객실과 다목적회의실, 비즈니스시설 등을 갖출 예정이다.
세종호수공원 인근 C20-1구역에는 지하 3층과 지상 20층 규모로 총 417실을 갖춘 ‘세경호텔’은 곧 착공할 예정이다. 인ㆍ허가 문제로 표류하고 있긴 하지만, 태원건설산업(구 디앤씨건설)도 방축천변 P5구역에 비즈니스호텔 건립 계획을 갖고 있다.
또 회의와 연회 등의 공간은 행정자치부가 이미 운영 중인 대규모 정부세종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세종시만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는 게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여야가 국회분원 설치까지 합의한 마당에 세종에서 하룻밤을 묵을 ‘외빈’은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점에서 20억여원의 자체 예산을 들여 게스트하우스를 건립할 명분도 마땅치 않은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타 시ㆍ도의 운영 현황과 현재 세종시의 여러 여건 등을 검토했는데, 소규모로 건립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상태”라며 “구체적인 계획은 다음달 중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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