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6.23으로 리그 10개 팀 중 가장 낮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6점대를 넘는 팀은 한화가 유일하다.
김성근 감독 야구의 핵심은 불펜이다. 빠른 투수 교체 타이밍으로 상대팀을 제압했다. 하지만, 올 시즌 한화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정우람은 올 시즌 18경기에 나와 26.2이닝 1승 5세이브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하며 마무리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 그러나 정우람의 앞까지 이어주는 계투진들이 부진하다.
특히 박정진과 송창식은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박정진은 24경기 2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7.54를, 송창식은 22경기 1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6.90을 기록 중이다. 최근 성적을 보면 더 심각하다. 박정진은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이 15.63이며, 송창식은 최근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50을 기록했다.
시즌 개막 후 합류한 윤규진도 평균자책점 5.50으로 부진하긴 마찬가지였다. 지난 21일 KT전에는 선발로 출전하기도 했다.
그나마 권혁이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평균자책점을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권혁은 올 시즌 24경기에 나와 1승1패 5홀드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 중이다.
한화는 시즌 초반 선발진이 완전히 붕괴됐다. 믿었던 에스밀 로저스와 안영명, 심수창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기대를 모았던 신인 김재영, 김민우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새 외국인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도 들쑥날쑥한 투구를 선보였다. 결국, 한화는 불펜진을 조기 가동하며 시즌을 끌어왔다.
박정진과 송창식, 권혁은 선발이 무너지면 가장 먼저 호출을 받았다. 올 시즌 박정진은 24경기 22.2이닝, 송창식은 22경기 30이닝, 권혁은 24경기 29.1이닝을 소화했다. 2연투는 물론 3연투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박정진과 송창식, 권혁은 지난해에도 각각 76경기 96이닝, 64경기 109이닝, 78경기 112이닝을 던지며 혹사 논란 중심에 섰던 투수들이다. 투구 내용을 보면 체력 저하가 눈에 확 들어온다. 우선 볼 스피드가 줄었다. 직구 구속이 지난해보다 2~3km정도 줄었다. 여기에 제구도 흔들리고 있다. 볼넷이나 폭투가 늘었다.
한화는 로저스가 복귀하면서 최근 선발진이 조금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한화의 불펜진이 살아난다면 충분히 반등을 이뤄낼 수 있다. 한화는 송창식, 박정진, 권혁에게 휴식을 주는 한편 김재영, 송창현, 김범수 등 젊은 투수들을 기용해 가면서 불펜진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또한, 확실한 역할 분담과 효율적인 이닝 관리로 체력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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