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리옹 도심 정류장에 트램 차량이 들어오고 있다. |
프랑스 리옹은 지난해 광역시로 승격돼 인구 155만명 도시로 급성장했다. 리옹 시민들은 지하철과 버스보다 트램 이용을 선호한다. 매일 30만명 이상이 트램을 대중교통으로 이용하고 있을 정도다. 리옹의 트램은 우리나라 중전철처럼 차량 크기가 커서 많은 사람을 한 번에 실어나를 수 있는 큰 장점을 지녔다.
특히 트램이 다니는 교차로에서 적용하는 '120초 룰'은 트램을 우선 교통수단으로 만들면서도 승용차 운전자를 배려하는 교통문화를 엿볼 수 있다. 또 리옹은 석유에너지 사용 억제정책을 펴는 등 친환경도시로 손꼽힌다. 트램을 비롯해 대중교통 74%가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편집자 주>
▲도시 소개=프랑스 중동부에 위치한 리옹은 인구 155만명의 상공업도시로 도시 중심에 손과 론 강이 흐르고 있다. 지중해 연안과 알프스 산맥·마시프상트랄·부르고뉴 지방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라 할 수 있다.
이곳은 금속, 화학제품, 차량, 전자제품, 플라스틱, 시멘트, 유리, 시계 등을 많이 생산해 견직공업이 발달해 있다.
19세기 프랑스 혁명의 진원지로 혼란을 겪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레지스탕스 운동의 중심지로 유명하다. 작가 라베, 생텍쥐페리, 종교가 파렐, 물리학자 앙페르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리옹의 공항 이름은 리옹-생 텍쥐페리다.
리옹에는 푸르비에르 언덕과 크루아 후스가 있다. 문화적으로는 유네스코 문화 유산에 등재된 문화와 역사의 도시로 알려졌다. 오래된 시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간직하며 특별한 도시의 감성을 갖고 있다. 강 주변과 광장을 중심으로 주요한 행사가 열리며 색다른 공간으로 유명해지면서 수만명의 관광이 찾고 있는 도시다.
주요 관광지로는 고대 로마극장과 르네상스 리옹 옛 시가지, 푸르비에르 대성당과 크루아 후스의 견직물 아틀리에 등이 있다. 박물관과 미술관은 뤼미에르 극장, 직물역사 박물관, 갈로-로망 문화 박물관 등이 존재한다.
리옹은 빚의 도시로 유명한데, 매일 밤마다 약 200여 곳 이상이 새롭게 조명된다.
세계적 행사로 자리 잡은 푸르비에르의 밤 축제는 매년 여름마다 리옹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연극, 무용, 음악, 영화 등 행사가 6월부터 8월까지 함께 열린다.
리옹에는 테제베(TGV) 3개 역이 있다. 리옹 파르 디유, 리옹 페라쉬, 리옹-생 텍쥐페리 등으로, 파리에서 기차로 2시간 거리에 있고, 마르세이유에서 1시간 30분 걸린다.
▲트램 어떻게 운영되나=리옹에는 5개의 트램 노선이 있고 총 노선 길이는 57.5㎞ 정도다. 85대의 트램 차량이 90개의 정류장에서 운행된다. 트램 평균속도는 20㎞이고, 최고 속도는 34㎞에 이른다. 트램 운행 간격은 출근 시간에는 3~5분 정도로 비교적 자주 다니는 편이다.
리옹에는 트램 외에도 지하철 4개 노선과 버스 134개 노선이 운행되고 있어서 대중교통이 잘 발달 된 도시로 평가된다.
리옹시는 기존 노선에서 축구경기장까지 연결하기 위해 2014년부터 올해 말까지 트램 건설을 추진 중이며, 현재 시내 중심으로 구축 돼 있는 트램 노선을 점차 시 외곽으로 넓혀가는 상황이다. 트램은 대중 교통으로서 시민들로부터 호응도가 높다. 초기 설치 당시보다 인기도 상승하고 있는 것.
트램 노선 설계는 건설팅 회사에서 계획했으며 목표 지점을 세부적으로 나눠 노선을 구축했다고 한다. 노선 계획 시 시민들의 의견도 반영됐다.
▲특이점은 뭔가=리옹 트램은 중앙으로 갈 것인지, 갓길로 갈 것인지 선행연구 단계에서 정해졌다.
현재는 트램이 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심에서 주변환경과 적응을 잘해 도시의 하나가 됐다.
트램이 다니는 도로 가운데 좁은 곳은 폭이 25m, 넓은 곳은 50m 정도인데, 정류장 설계를 잘해 시민들이 트램을 편리하게 탈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모든 정류장에 티켓 구입이 가능한 기기가 설치돼 있어 언제든지 트램을 탈 수 있다. 선로에서 정류장의 높이는 28㎝ 정도이고, 정류장이 큰 곳은 길이만 60m에 이른다. 또 레일은 지면과 같은 높이로 특수설계 돼 있어 겸용노선에서 자동차가 레일 위를 다니더라도 덜컹거림 없이 무난하게 다닐 수 있다.
리옹 트램은 100% 유가선으로 돼 있어서 차량이 달리는 길마다 전기선이 연결돼 있다. 트램 전력공급을 위해 곳곳에는 750V로 전환해 주는 변전소가 설치돼 있다. 1개 변전소가 고장이 나더라도 다른 곳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리옹 도시는 트램과 연결된 전기선을 없애는게 장기적인 과제다. 신호체계도 특이하다. 교차로에선 운전자가 진행방향을 결정해서 운행하도록 돼 있다. 선로 방향 조정 작동이 안되는 등 혹시 문제가 생길 경우 기관사가 시스템 박스에 가서 진로를 변경할 수 있다.
자동차처럼 트램만의 신호등이 있다. 트램 차량에는 위치를 알 수 있도록 GPS가 설치돼 중앙통제실로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트램에 우선 신호가 가능하도록 자동시스템 방식으로 신호등이 설치돼 있다.
▲트램 운영 구조=TCL은 리옹시 트램과 지하철, 버스를 운영하는 회사로 대중교통을 전담 관리하고 있다. SYTRAL은 리옹시 대중교통 감독기구라 할 수 있다. 리옹시 대중교통은 석유에너지보다 전기에너지 의존도가 높다. 대중교통 74%가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트램 운영 운영 예산은 30%를 티켓 구매로 충당하고 30%는 지역세금(지자체 예산), 40%는 교통세금으로 채워진다.
지출은 60%를 운영회사에 들어가고 21%는 장비, 17%는 빚탕감 등에 사용된다.
▲트램 도입 때 조언=리옹 트램공사는 트램 도입 전 교통량 분석, 노선 파악 등 선행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도심에선 심각한 교통혼잡 문제 해소를 위해 전용선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리옹시는 교차로에서 '120초 룰'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기본적으로 트램이 우선신호를 받지만 신호 대기하는 자동차가 120초를 넘지 않도록 한다는 것. 만약 자동차가 120초 넘게 기다렸다면 트램보다 신호에서 우선권을 갖게 된다. 이는 트램 중심으로 교통신호가 설계되지만, 자동차 이용자들을 무시하지 않고 배려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리옹시 트램공사 관계자는 “리옹 트램은 프랑스 도시 중 가장 촘촘한 편으로 오는 2026년까지 트램 순환선을 준공, 운행할 계획”이라며 “지하철은 무인 운전시스템으로 운행하고 있지만, 지상에서 다니는 트램은 자동차, 사람과 충돌 문제 때문에 기관사가 직접 운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옹=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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