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제품 효과내는 식초 등도 전년보다 인기
▲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이 지난 16일 한 대형마트에서 옥시제품 판매중단 피켓팅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
주부 김 모(36·대전 서구 둔산동) 씨는 최근 벌어진 가습기 살균제 사건 공포에 화학제품 대신 베이킹 소다를 주방 세제로 대신한다. 또 지인들과 함께 친환경 탈취제를 만드는 방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김 씨는 “옥시 제품 사용으로 죽음에 이른 사연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며 “화학제품을 최대한 쓰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차라리 내가 만들어 쓰는 게 마음 편하다”고 말했다.
옥시레킷벤키저(옥시) 가습 살균제 사건으로 인한 화학제품 공포가 일상생활에 퍼지면서 친환경 제품을 직접 만들어 쓰는 ‘노케미족’이 늘고 있다.
섬유 탈취제로 유명한 페브리즈까지 유해성 논란에 휩싸이자 화학성분이 들어간 제품 대신 천연 탈취제를 소비자가 직접 만드는 형태로 변해가고 있다. 이들은 천연재료로 직접 제품을 만드는 공방에서 인체에 무해한 상품을 구매한다.
대전 중구지역자활센터 착한공방(센터장 김인희)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천연화장품과 차량·방향용 디퓨져, 천연모기퇴치제 등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으로부터 ‘위해우려제품의 지정 및 안전·표시기준’을 통과해 인체에 해가 없단 평가를 받은 제품들이 많이 팔린다.
김인희 센터장은 “옥시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난 이후부터 천연제품을 찾는 이들이 전보다 는 편”이라며 “화학제품이 들어가지 않은 제품 선호도가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케미족들은 인체에 무해한 재료로 화학제품을 대신하기도 한다.
세정제로 대신하는 식초와 천연제습제로 알려진 숯 등이 인기다. 대전지역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1~19일 식초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했고, 숯도 이 기간 9.1% 늘었다. 천연 제품으로 알려진 베이킹소다 세제도 같은 기간 9.4% 신장했다.
반면 방향제, 제습제, 탈취제, 표백제는 매출이 하락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제습제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6%나 떨어졌으며, 표백제는 36% 줄었다. 탈취제와 방향제도 이 기간 각각 13%, 10% 주저앉았다.
천연제품 만드는 법을 인터넷을 통해 공유하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 화학제품 사용을 없애기 위함이다.
주부 신 모(41·서구 월평동) 씨는 “화학제품에 대한 공포감이 커져 베이킹 소다나 식초 등으로 대신하고 있다”며 “앞으로 화학용품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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