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사 부지. 연합뉴스 사진 |
기재부, 추경예산에 한푼도 안세워
“빨리 매입”요청에 미온적 답변만
주무부처 선정도 늦어져…사업 지연
도청이전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도 불구하고 대전 선화동 옛 충남도청사 부지에 대한 국가 매입 절차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추경예산안에 도청부지 매입비를 한 푼도 세우지 않은데다, 아직 주무부처도 선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도청이전 종전 부지를 국가가 매입한 뒤 관할 지자체에 양여 또는 장기대부할 수 있도록 규정한 도청이전특별법 개정안이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했다. 또 종전부동산을 관할 지자체에서 장기 대부받아 영구시설물을 축조할 수 있는 근거도 함께 마련됐다.
이번 특별법 통과에 따라 대전시는 도청이전 부지매입과 활용에 대한 지방비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고, 충남도는 옛 도청사 매각 비용(800억원)으로 내포신도시 개발 등 현안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그러나 도청이전 부지를 매입해야 할 정부는 꿈쩍도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1차 추경예산안에 관련 예산을 1원도 반영하지 않았다. 관련 특별법이 통과됐음에도 기재부는 국가 매입에 대한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
최근 시ㆍ도 부단체장들은 기재부 예산실장과 간담회 자리에서 “도청이전 부지를 빨리 매입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미온적인 답변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대전시를 비롯해 충남도, 대구시, 경북도 등 4개 지자체는 정치권과 공조를 통해 국회 예산심사 때 일명 ‘쪽지 예산’으로 매입비 일부를 반영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충남도 소유의 옛 충남도청사는 지난해 1월 1일부터 올해 12월 31일까지 대부 계약이 체결돼 있다. 대전시는 신관과 후생관에 대한 대부료로 올해 9억 9200만원을 납부했다. 본관과 의회동, 대강당은 대부료가 없다.
도청부지 활용을 위한 주무부처 선정도 늦어지고 있다.
도청부지 활용 문제는 현재 3개 부처가 관련돼 있다. 도청부지 매입은 기재부가, 도청이전특별법 관련은 국토교통부가, 도청부지 활용에 관한 용역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하는 상황이다.
주무부처가 정해지지 않다보니 도청부지 활용 문제를 서로 떠넘기며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고 있다.
주무부처 선정은 빨라야 오는 8월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도청부지 활용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가 나와야 어느 부처에서 활용할 것인 지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게 정부의 입장”이라며 “주무부처가 정해져야만 매입예산을 넣겠다는게 기재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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