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품목 이외 제품들도 하루 빨리 조사해야
속보= 가습기 살균 사태로 화학물질에 벌벌 떨던 소비자들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본보 5월18일자 9면)
탈취제와 세정제, 문신염료 등 7가지 제품이 유통업계에서 퇴출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소비자단체들은 나머지 제품도 하루 빨리 전수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8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 1월까지 화학물질등록평가법에 따라 시장에 유통된 생화학제품 15개 품목 331개 제품 안전기준을 조사한 결과, 스프레이 탈취제 신발무균정과 에어컨·히터 살균 탈취, 어썸 패브릭 등 탈취제 3개와 세정제 멜트, 퍼니처 크림, 레더크린 앤 리뉴 와이프 등 세정제 3개, 문신용 염료 나노 다크 브라운 1개 등 총 7개 제품에서 안전 기준을 최고 수십배 초과하는 유해 화학성분이 검출돼 유통업계에서 퇴출시켰다.
여기에 온·오프라인 생활화학제품 1만 5496개 제품을 조사해 검사번호 등을 누락한 제품 61개를 확인하고 시정조치 명령을 내렸다.
환경부의 이 같은 조치에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정부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여기에 관리되는 15개 품목 311개 제품 이외에도 시장에 퍼져있는 화학제품이 셀 수없이 많아 이번 조사는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더욱이 인터넷 쇼핑몰 등 소규모 시장에서 판매되는 화학물질이 포함된 제품까지 포함하면 헤아릴 수 없을 지경이다.
나름 그동안 관리를 해왔다고 하지만 조사결과에서 안전기준을 수십배 초과하는 유해 성분이 나왔다는 자체가 한정된 전수조사의 한계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우려는 불안감을 넘어선다.
생활과 밀접한 화학용품들이 가정에 녹아들어있고, 꾸준히 사용하던 제품들이라 더욱 그렇다.
주부 김 모(46) 씨는 “섬유 탈취제와 같은 화학물질이 담긴 상품들은 이제 보는 것조차 겁에 질려 구매는 생각하기도 싫다”면서 “가습기 살균제 사태처럼 내가 산 제품 때문에 가족중 누군가 피해를 입는다면 얼마나 원통하고 황당하겠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환경부는 내년까지 화학제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이지만 상당한 시간이 요구된다.
소비자교육중앙회 대전지부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화학제품에 포함된 성분을 잘 알지 못하는 데다, 기존에 쓰던 제품들이 직접적으로 몸에 직접 닿는 것들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조사보다는 소비자 생활에 밀접한 제품부터 먼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전부터 제품들에 대한 조사가 펼쳐졌으면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잠재울 수 있었다. 정부가 피해를 키운 셈”이라고 질타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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