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5개월 사이 140여 곳 문 닫아…지난해 한 달 6곳 이상 폐업
추가 레저 시설 없이 호텔 건립 시 동종업계 위축 예상…충남도 “업계의 역할”
폐업이 끊이지 않는 안면도 민ㆍ숙박업체들이 20년 이상 진전 없는 안면 꽃지 관광지 1ㆍ4지구 개발을 바라보며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안면도에선 한 달에 6곳 꼴로 펜션 등 민ㆍ숙박업소가 문을 닫았다. 최근 2년 5개월간은 137곳이 폐업했다.
이런 업계의 위기 속에서 해양 레저시설과 골프장 등 즐길 거리는 없이 호텔식 콘도만 들어선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18일 충남도와 태안군에 따르면 2014년 안면도에선 22개 민ㆍ숙박 업소가 영업을 끝냈다.
지난해엔 급증해 무려 73개 업소가 문 닫았다. 이 해에는 2주에 3곳 가까이 문을 닫은 셈이다. 이어 올해 현재까지는 42개 업소가 문을 닫았다.
5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40개 이상 업소가 폐업한 것은, 이 지역 관련 업계 폐업 추세가 증가세라는 분석이다. 관련법 상 매매 등으로 주인이 바뀌면 폐업 후 다시 개업해야 한다.
이들 업소의 폐업 이유는 매매와 경영난ㆍ영업부진, 임대 기간 만료, 타 지역으로 이전, 건강 악화 등이다.
업계와 행정당국에선 매매와 임대 만료, 이전, 건강 악화 이유 중 상당수는 영업 부진에 뒤따르는 문제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영업 부진의 이유는 또 다시, 주말과 성수기만으로 버티는 업계 상황과 이에 따른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손님 외면 등 악순환이라는 설명이다.
전체 607개에 달하는 업체 수는 자연적으로 과도한 경쟁에 따른 폐업을 부른 셈이기도 하다.
이런 힘겨운 상황에서 안면도에는 기존 계획 및 주민들의 희망과는 다르게 테마파크와 해양 레저시설, 쇼핑센터, 골프장 등은 들어오지 않고, 600객실 규모의 초대형 호텔식 콘도만 들어설 준비 중이다.
지역을 지켜온 민ㆍ숙박업소들이 두려움을 표출하는 이유다.
그러나 안면도 관광지 개발을 20년 넘게 주도해 온 도는 이에 대한 대책은커녕 업계의 위기를 외면했다.
이창규 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기본적으로 도의 역할은 안면도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인프라들을 구축하는 것이고 그 가운데서 가격이나 서비스 이런 것들은 펜션 업계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그래서 저희로서는 특정 업소나 이런 것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관광객이 많이 올까 고민하는 것이 역할”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도의회의 3농혁신 등 정책특별위원회에서 이용호 위원은 “잘 아는 바와 같이 안면도 관광지 조성 사업이 외부적으로 창피스럽다”며 “주민들이 기다린 것은 도를 신뢰했기 때문인데, 신뢰는커녕 실망만 줬다”고 꼬집었다.
이 자리에서 정광섭 위원은 “현지에서 특산물을 생산한 농민들이 관광지 주차장 한 쪽에서 몽골텐트라도 치고 판매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 했지만, 이 국장은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을 것 같다”며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전낙운 위원장은 이 국장 등에게 “우리 할 바만 다 하면 된다는 자세 말고 주민과 소통하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