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민재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침체된 한화 이글스는 선발진 재정비가 시급하다.
야구는 흔히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특히 정규시즌 같은 장기레이스에서는 선발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한화는 올 시즌 현재(17일 경기 전까지) 9승 26패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승패차이가 무려 ‘-17’이다. ‘가을야구’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차근차근 승수를 쌓아가면서 후반을 도모해야 한다.
한화는 투타가 모두 부진하다. 타선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며 타격의 전반적인 기록이 모두 꼴찌다.
투수진의 부진은 더 심각하다. 팀 평균자책점이 6.65로 유일한 6점대로 최하위다. 피홈런은 43개로 가장 많고, 볼넷은 무려 203개나 허용했다. 두 번째로 많은 볼넷을 내준 롯데(159개)보다 44개나 더 많다. 롯데가 2게임을 더 많이 치른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차이다.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1.86으로 가장 높다. 피안타율은 3할1리로 가장 높다. 폭투도 22개로 가장 많다.
특히 선발진의 부진이 심각하다. 한화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7.95로 팀 평균자책점보다 높다. 퀄리티스타트가 단 3차례로 가장 적다. 또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완봉승이 없다.
한화는 초반 로저스와 안영명 등 선발후보들이 공백을 보이면서 선발진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선발 투수가 3이닝을 넘긴 경우가 드물면서 대신 남은 이닝을 불펜진이 떠안았다. 그 결과 강점으로 꼽히던 불펜진마저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흔들렸다. 최근 이태양, 장민재, 송은범 등이 선발로 나와 5회 전후로 투구를 해주자 한화가 조금씩 힘을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친 불펜진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지난주는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한화가 안정된 전력을 갖추려면 선발진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에스밀 로저스를 축으로 안정된 5인 로테이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한화는 지난 8일 로저스가 1군에 복귀해 올 시즌 첫 경기를 가졌다. 아직 2경기에 나와 모두 패전투수가 됐지만, 확실한 선발 1명이 돌아온 셈이다. 로저스가 이전 모습을 회복한다면, 더 긴 이닝 소화가 가능하다. 불펜진의 휴식이 가능한 만큼 1경기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재활을 마치고 복귀한 이태양도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비록 올 시즌 4경기에 나와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지난 11일 대전 NC전에서 4이닝 3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승리에 밑거름이 됐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구위가 이전 모습을 찾아가는 점이 고무적이다.
새롭게 선발 기회를 얻은 장민재도 가능성을 보였다. 시즌 초반 추격조로 나서던 장민재는 지난 12일 대전 NC 전에 올 시즌 첫 선발투수로 나와 4이닝 2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꾸준한 선발 기회를 주면 좀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해볼 만 하다. 또한, 올시즌 유일하게 선발진을 지켜주는 송은범도 5월 2경기에서 모두 4.1이닝을 던져주고 있다. 구위 저하로 교체되기는 했지만, 꾸준히 믿음을 준다면 더 긴 이닝 소화도 가능해 보인다.
한화는 로저스를 중심으로 송은범, 이태양, 장민재에게 좀 더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또한, 김재영, 송창현 등 2군에서 좋은 투구를 선보인 신인들에게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2군으로 내려간 마에스트리에 대한 빠른 판단도 필요하다. 초반 팀을 지탱해준 공은 인정해 줘야 하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아쉬운 게 사실이다. 좀 더 확실한 외국인 투수가 로저스와 원투펀치를 이뤄준다면 큰 상승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 에스밀 로저스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 이태양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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