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혁신위원장 사퇴, 비박계 당선인 총회 요구 등 반발 확산
새누리당의 비대위원회 구성과 혁신위원회 전권 부여를 위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가 잇따라 무산됐다.
새누리당은 17일 오후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혁신위원회(위원장 김용태 의원)에 전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을 시도했으나 정족수 미달로 회의 자체가 무산됐다.
53명이 정원인 상임전국위에서는 회의 성원 요건인 과반에 한참 모자라는 21명이 참석하는 데 그쳐 회의 자체가 열리지 못한 것이다.
상임전국위에 이어 정진석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겸임을 포함한 비대위 구성안을 의결하기 위한 전국위 개최도 무산됐다.
홍문표 사무총장 권한대행은 상임전국위 무산을 선언하면서 “성원이 되지 않아 회의를 못하는 이 참담한 오늘의 현실을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다”며 “헌정사상 이런 일은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를 투트랙으로 4.13 총선 참패 이후 당 지도부를 재건하려던 정진석 원내대표의 구상에도 중대한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박대출, 김태흠, 이장우, 김선동 당선인 및 의원 등 친박계 초재선 20인은 전날(16일) 집단 기자회견을 갖고 김용태 혁신위원장과 일부 비대위원 인선을 문제 삼으며 비대위-혁신위 추인 불가 가능성을 경고했다.
총선 참패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친박계로서는 표 대결을 통한 혁신위-비대위 무력화 보다는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 소극적 저항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원내대표측은 전국위원회 및 상임 전국위원회가 정족수 부족으로 불발된 데 대해 “친박(친박근혜)계의 자폭테러로 당이 공중분해됐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전국위 무산으로 앞으로 당무를 논의할 기구가 없어졌고, 당을 이끌 책임있는 당직자도 없어지는 등 새누리당 을 이끌 공식 기구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에 선임된 김용태 의원도 내정 이틀만에 전격 사퇴했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당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가 잇따라 무산된 것과 관련 “국민과 당원께 엎드려 용서를 구한다”면서 “이날 새누리당에서 정당 민주주의는 죽었다.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할 마지막 기회를 잃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민과 당원들께 죽을 죄를 지었음을 고한다”며 “저는 혁신위원장을 사퇴한다. 국민들에 무릎을 꿇을지언정 그들에게 무릎을 꿇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상임전국위원회 의장 대행 자격으로 참석했던 정두언 의원은 전국위가 무산 된 후 “이건 정당이 아니라 패거리 집단이다. 동네 양아치들도 이런 식으론 안할 것”이라며 당 비상대책위원회, 혁신위원회 출범에 반기를 든 친박계를 원색 비난했다.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은 ‘정진석 비대위’와 ‘김용태 혁신위’ 출범 무산 사태에 대한 긴급 당선인 총회 개최를 요구키로 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비박계 김성태 의원은 이날 오후 비박계 의원 및 당선인들과 회동을 갖은 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와 혁신위 지도체제가 오늘 인준이 이뤄지지 못한 암담한 상황에서 향후 당의 진로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지 결정하는 긴급 당선자 의원총회 개최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황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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