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ㆍ숙박업으로 생계를 잇는 주민들은 테마파크와 골프장, 해양 레저시설 건립에 대한 기약 없이 대기업 콘도만 들어서는 것은 “대형 마트가 골목상권을 잠식하는 꼴”이라고 빗댄다.
16일 충남도와 태안군 등에 따르면 현재 안면도 지역의 민ㆍ숙박 업소는 등록된 곳만 607개에 달한다.
70평(231.4㎡) 미만은 민박, 이상은 숙박업으로 분류된다. 또 외식업은 319곳이 등록됐다.
일 평균 관광객은 지난해 기준 4900~5000명 정도로 추정되는데, 주말과 성수기엔 가득차고(70%), 평일과 비성수기엔 텅 비는 형식이다.
민ㆍ숙박업소 운영 패턴 역시 이와 같아서 “성수기 한 철 벌어 1년 먹고 산다”는 말이 통용된다.
이런 안면도는 20년째 충남도의 “국제관광지화” 약속만 믿고 있다.
다행히 지난 3월 롯데컨소시엄이 전체 4지구 중 3지구 56만3000m²(약 17만 평)에 600실 규모의 호텔형 콘도를 건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민들은 우선 “희망이 보인다”며 일제히 환영했지만, 한 달 반이 지나며 기대는 사라지고 우려만 남았다.
정작 관광객 증가에 힘이 될 1지구 테마파크와 해양 레저시설, 쇼핑몰, 4지구 골프장 등의 개발은 참여 사업자가 없어 공터로 남겨질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2지구는 정부부처 연수원이 건립된다.
이에 민ㆍ숙박업소들은 “기존 손님만 롯데호텔(콘도)에 빼앗기게 생겼다”고 아우성이다.
이들은 신규 호텔이 들어서면 서비스 경쟁으로 인해 업소 이용 가격도 대폭 낮춰 소득이 줄지 않을까 걱정이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선 긍정적인 시각도 많다. 도와 군 내부에서도 성수기 20만원 안팎으로 형성된 가격은 너무 비싸 인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꽃지지구에 먼저 자리 잡은 리솜스파캐슬 콘도는 기대반 우려반이다.
리솜 관계자는 “금, 토요일 이틀 손님으로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데 초대형 기업인 롯데의 콘도가 들어오면 손님을 빼앗길지 동반상승할 지 예측이 되지 않는다”며 “다만 다른 지구 개발이 시급한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
스파캐슬은 전성기인 2004∼2006년 직원이 180명이었지만, 최근엔 120명으로 줄었다.
지역에선 “다른 지구 개발이 무산되면 롯데와 리솜, 개인 민ㆍ숙박업이 모두 나눠먹기로 인한 동반 하락 효과까지 볼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에 대한 걱정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이창규 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롯데콘도 손님과 기존 민·숙박 손님들이 겹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현재의 민ㆍ숙박업소 가격이면 새 콘도를 이용할 것이란 예측에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는 “4지구는 현황 물어보는 기업이 있고 1지구는 땅값이 비싸 아직...(관심 보이는 기업이 없다)”이라며 “땅값은 내릴 수 없고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오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임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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