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장미꽃·향수 선물 아닌 성형… ‘대2병’ 신조어까지
“성년이 됐다는 기쁨보다 두려움, 막막함이 제일 먼저 떠오르네요.”
충남대 경영학과(2학년)에 재학중인 이지현씨는 ‘성년의 날’ 별다른 계획이 없다.
이씨는 “성년의 날에 장미꽃을 주고받는다거나 술을 먹는 등의 낭만적인 대학 생활을 포기한지 오래”라며 “수업이 끝나면 곧장 토익 학원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44회 성년의 날(5월 셋째 주 월요일)’을 맞았지만 대학가는 계속된 취업난으로 썰렁하다.
진로와 취업에 대한 고민 등으로 ‘대2병’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탓에 과거 뻑적지근하게 술판을 벌여 성년의 날을 기념했던 것과는 달리 조용한 분위기이다.
15일 대전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충남대를 비롯한 한밭대, 한남대, 대전대 등은 성년의 날(16일)을 맞아 별도의 행사를 열지 않고 있다.
취업 한파로 인해 대학생들이 성년의 날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데다 참여율마저 낮아서다.
장미꽃을 나눠주는 이벤트 역시 선착순이다.
한남대에 재학중인 김모(21)씨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성년의 날 선물은 향수와 장미꽃이었지만, 요즘은 ‘성형’이다”라며 “작은 눈이 면접관들에게 답답하다는 인상을 줄까봐 작년에 쌍꺼풀 수술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이렇게 청년들이 마냥 성년의 날을 자축할 수만은 없는 것은 탄탄한 스펙을 갖춰도 변변한 직장 하나 구하기 어려운 현실때문이다.
노성동 목원대 학생상담센터 교수는 “취업난으로 전공과 무관한 업종을 택하는 청년들의 자괴감과 괴리감은 이로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몸은 성인이지만 목표의식, 비전이 불확실해지면서 성형 등 외적인 것에 치중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청년실업률(15~29세)은 10.9%로 4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9.2%로 가장 높았던 청년실업률은 올해 3개월 연속 10%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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