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 아파트. |
아파트 민원 급증하는데 대부분 립서비스나 타지자체와 유사
행복청과 LH 등과 협의도 없이 대책 수립해 실효성 의문
세종시가 급증하는 아파트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대책이 반쪽짜리로 전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부분 홍보와 안내 등 ‘립서비스’ 위주거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아 타지역과 별반 다르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 14만 세대 이상을 공급할 예정임에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을 빼고 독자적으로 민원전담 기구를 설치하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시가 제공한 공동주택 민원현황 분석 결과, 아파트 하자 민원은 세종시가 출범한 2012년 7∼12월까지 3건에 불과했다. 이듬해 9건으로 늘더니 2014년 43건, 2015년 105건으로 급증했고, 올해 3월 현재만 50건에 달했다. 내부 마감시설 불량이 84건으로 가장 많고, 소음과 진동 29건, 결로 28건, 누수 19건, 공사불량 18건, 기타 32건 등이다.
관리 민원은 2013년 54건에서 2014년 93건, 2015년 246건으로 급증했고, 올해 3월 현재 61건으로 집계됐다. 불법주차 등 신고민원이 184건으로 가장 많고 관리주체와 관리비 119건, 입주자대표회의 94건, 임대보증금 22건, 소음과 전자파 21건, 기타 30건 등이다.
시가 이날 공동주택 관리민원 개선 방안을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방안에 따르면, 우선 준공 단계에서 예비사전점검 시 전문 인력을 추가 투입해 법령사항과 불편사항을 꼼꼼히 검사한다. 입주 단계에선 입주 후 시청 담당자를 지정, 배치하고 생활설명서를 보급하며, 입주 대표자 신고가 접수되면 운영설명서, 법령규정 홍보물을 배포, 교육할 계획이다.
입주 완료 후에는 입주자 30% 이상이 요청하고, 외부회계감사 결과가 부적정하거나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단지는 공동주택 감사반을 통해 감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개선방안을 총괄하는 가칭 ‘공동주택 생활지원센터’를 설치하겠다는 게 핵심 대책이다.
하지만, 실효성을 두고 말이 많다.
신도시 인구의 99% 이상이 아파트에 사는 ‘아파트 공화국’을 감안한 차별화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철저한 사전점검과 각종 지원서비스와 감사 등은 이미 여러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행복청(건축 승인)과 세종시(관리)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준공 전후 하자 민원을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업무가 이원화된 두 기관의 협력이 필수적이지만, 이번 대책 수립 과정에서 행복청은 배제됐다. 공동주택 생활지원센터 운영에도 행복청과 LH, 건설업체 등은 모두 빠졌다.
김태곤 시 건축과장은 “대책 수립 과정에서는 (행복청과) 별도로 협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행복청, LH 등의) 생활지원센터 참여는 아직 계획 없다”고 했다.
행복청 관계자는 “더 과감하고 효과적인 방안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이해찬 의원이 제시한 시와 행복청, LH, 건설업체 하자보수팀이 함께 근무하는 민원처리 통합서비스망인 아파트단지 종합민원센터(입주자 AS센터) 설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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