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총장 |
대전시는 이번에 확보한 국비 4억3000만원을 월드컵경기장 개보수를 위해 시비와 함께 사용할 예정이며, 개방형 학교다목적체육관 건립 사업에 선정된 탄방중학교와 정림초등학교는 확보된 9억원을 포함해 30억원 규모의 체육관을 건립하게 됐다. 탄방중학교는 교육청의 수영장 건립 사업에도 선정돼 겹경사가 났다.
문체부는 매년 체육시설의 신규설치와 개보수 그리고 긴급 안전시설 사업을 지원해 오고 있다. 그동안 229개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추진해온 국민체력센터의 건립 사업이 내년으로 마무리가 되면 신규 사업으로 유휴시설을 활용한 작은 체육관 설치사업과 근린형 생애복합 체육시설건립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런데 문체부는 체육시설 건립 지원사업의 국가 균형발전 측면에 있어서 고민이 많다.
이용률만 따져보면 도시지역에 건립하는 것이 타당해 보이지만, 인구수 3만명에 전교생이 100명 미만인 농어촌지역의 초등학교 체육관 건립 사업도 살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볼 문제인데 공동화가 심해져가는 농어촌 지역에도 체육시설을 설치해야 농어촌에 거주하는 젊은 층을 지켜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마스다 히로야는 '지방소멸'이라는 책을 통해 도시소멸을 예언하고 있다. 과거에는 지방 도시들이 생산한 인구가 도시로 유입이 되었는데 이제는 지방에서 인구가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인구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지방이 소멸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대도시는 집값이 비싸고 물가가 높아 여성들이 출산을 덜 하게 된다고 한다.
세계적인 경제예측가인 해리 덴트는 신간 <2018 인구 절벽이 온다;The Demographic Cliff>에서 한국은 2016년까지와 2018, 2019년이 인구가 위험한 시기이며, 세계 경제의 디플레이션이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인구절벽을 맞이한 일본의 현실이 한국에는 2022년에 올 것이라는 예측도 포함됐다. 이러한 주장은 경영학의 대부인 피터 드러커의 주장과도 일치한다.
지난 3월 17일,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265개 지자체 중 80곳(30.1%)이 소멸할 위험 지역임을 발표했다. 충남지역은 태안, 예산, 홍성, 청양, 공주, 부여, 논산, 서천, 보령 지역이 포함돼 있다.
체육시설 지원 사업이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하는데 실제 모양새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인구가 적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재정자립도가 매우 취약한데, 정부는 체육시설을 지원해 줄 때 매칭 펀드를 요구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10% 내외인 농어촌지역은 20년이 넘게 진행되어 온 국민체력센터 건립 지원 사업에 매칭 펀드를 마련하지 못해 신청 자체를 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반면, 인구가 몰려 부유한 지자체에서는 계속해서 대형 지원을 받아가고 있어 지역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는 지속적인 체육시설 지원 사업 부익부빈익빈 사업이 되지 않도록 살펴야 하겠다.
지자체에서도 사업신청을 미리미리 준비하여 매칭 펀드를 마련하거나 지역 실정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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