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어벤저스급이다. 건양대가 최근 '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프라임) 사업(소형)에 선정되며 또 다시 국책사업 필승이라는 명불허전의 위상을 다졌다.
건양대는 지난 2014년 '2단계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 사업)'선정을 비롯해 '2014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CE 사업)', '지방대학 특성화사업(CK-1)' 선정에 이어 이번 프라임사업까지 교육부가 진행하는 대형 국책사업에 모두 선정되는 진기록을 만들었다. 이 같은 눈부신 성과 뒤에는 국책사업을 총괄 지휘하는 정영길 건양대 행정부총장<사진>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진정성을 바탕으로 팀을 아우르고, 핵심에 접근하는 그의 정공법은 이번 사업 선정에서 또 한번 힘을 발휘했다. 주변 대학들의 시기어린 시선 속에서 또 한번 신화를 만든 정영길 부총장을 만나 건양대만의 성공법칙과 그의 교육철학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핵심과 상식에서 출발
“기업에서 이런 사람을 만들어 주면 데려가겠다는 약속에서 시작하면 어떨까 생각했죠. 쉽지 않지만 결국 상식선에 출발한겁니다.”
정영길 부총장은 건양대가 프라임사업에서 선정된 이유로 '핵심'과 '상식'을 꼽았다.
“사실 프라임사업이 아니더라도 대학에 들어와 졸업할 때 어떻게 해야 학생들이 최소한 내 직업, 진로에 대한 고민이 해결될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교육과정도 바꿔보고, 학과 명칭도 바꿔봤지만 조금씩의 성과는 날지언정 미스매치는 계속되더라구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회사에 들어맞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었다.
건양대가 계획한 예약학과는 뽑아갈 기업군을 정하고 그 기업들이 요청하는 교육과정을 개발한다는 점에서 특정기업이 특정학과 전원을 흡수하는 계약학과와는 차이가 있다.
“사실 계약학과가 좋은 시스템이긴 하지만 매년 수십명의 인원을 보장할수 있는 기업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게 문제예요. 그래서 많은 대학으로 확산할 수 있는 모델로 만들었다는 것이 예약학과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건양대는 이를 위해 창의융합식교육이 이뤄지는 논산캠퍼스에 프라임창의융합대학을 신설하고 기업소프트웨어학부ㆍ임상의약학과ㆍ재난안전소방학과ㆍ사이버보안공학과ㆍ융합기계공학과ㆍ글로벌의료뷰티학과ㆍ융합IT학과ㆍ의약바이오학과 등 8개 학과(부)를 신ㆍ증설했다.
이들 학과에서는 SAP스프트웨어 전문가를 비롯해 글로벌 임상시험전문가, BIM기반 재난안전소방설계 SMART전문가, 사이버침해사고 대응 전문가 등의 인재를 양성한다.
이미 대학과 교육을 함께 했던 기업을 비롯해 건양대에서 근무하는 산업체출신 교수들을 통해 틈새시장을 발견하며 접근했다.
정 부총장은 “건양대는 어차피 이쪽에 강점이 있고 (논산캠퍼스를 창의융합교육으로)특성화 시키려고 하는데 국가 재원이 마중물이 된 것”이라며 “단순히 재정지원만을 목표로 추진하지 않은 것이 다른 대학들과는 달랐다”고 말했다.
▲정체성을 중심으로 한 사업추진이 성공비결
프라임사업을 비롯해 각종 국책사업에서 건양대가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로 정 부총장은 “흔들리지 않고 건양대의 정체성이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총장은 “건양대의 갈길을 정하고 그 방향안에서 프라임사업이나 링크(LINKㆍ산학협력선도사업)ㆍ에이스(ACEㆍ학부교육선도대학육성)사업으로 해결할 부분을 생각했다”며 “결국 핵심에 접근하려고 노력한 것이 이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되풀이 했다.
이번에 추진한 프라임 사업 역시 진정성을 두고 계획을 세웠다.
그는 “사업을 구상하는 단계에서는 진정성이 키워드”라며 “진심으로 이 문제에 대해 접근해 보자 했더니 프라임이 핵심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것과 대학에서 배출하는 인력이 잘 안맞는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후부터 정 부총장을 비롯해 프라임사업 추진 TF팀은 매일같이 논산캠퍼스에 모여 새벽 한 두시까지 머리를 맞댔다.
도시락회의를 거듭하며 준비하는 기간은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이었지만 정 부총장은 “교수, 직원, 조교가 서로를 믿으며 함께하다보니 '뭔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 같은 팀워크의 배경에는 바로 솔선수범하는 그의 리더십도 한 몫했다.
“앞에 있는 사람이 명령만 내리면 팀이 잘 안끌려와요. 문제에 봉착하면 문제를 돌파해 주고, 먼저 자기 희생을 하면 서로가 서로를 믿게 되더라구요. 건양대만의 빠른 의사 결정 시스템도 한 몫 했다”고 말했다.
구성원 모두가 한몸으로 올인해서인지 이번 프라임 사업에서 건양대의 계획안은 큰 호평을 받았다.
사업 구상 단계에서 진정성에 초점을 맞췄고, 기업에 확신을 줄수 있는 커리큘럼에도 자신이 있었다.
“국가와는 재정적으로 약속이 된 상태고, 기업과는 인재를 약속했고, 학생과 학부모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이번 건양대 프라임사업은)아무리 힘들어도 잘될수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
5~6개월의 열정을 쏟아부은 후 결과가 발표되자 오히려 구성원들로서는 현실로 제자리로 돌아가는데 후유증이 생겼다.
“글쎄, 일을 하는 동안은 그 사업에 흠뻑 빠지거든요. 저 뿐만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그렇게 치열하다 보니, 사업이 끝나면 후유증을 호소하는 교수들이 많더라구요.”
▲교육은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
건양대 의대 설립후 가장 먼저 대학에 둥지를 튼 정 부총장은 자연스럽게 실험실 세팅과 학교 행정에 참여하게 됐고 어느순간 학교의 굵직한 사업을 책임지는 행정부총장의 자리에 올랐다.
전문가로 행정가로 부총장이 돼야 겠다는 마음을 먹은적은 한번도 없었지만 그의 진정성과 사업본질에서 시작하는 정공법은 오늘날의 건양대의 각종 선전에 주춧돌이 됐다.
현재 정 부총장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교육의 부가가치'다.
정 부총장은 “1등급으로 들어온 학생이 1등급으로 배출되는 것은 얼마든지 할수가 있죠. 하지만 3등급 학생이 1등급이 나갈수 있도록 그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에 대학운영의 핵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다행히 학풍은 그 같은 대학 운영 방침에 힘을 실어준다.
“건양대 학생들이 말을 잘 듣는다고 하더라구요. 장단점이 있을수 있겠지만, 교육을 열심히 시켜 내보냈는데 4년간 그 아이들이 모든 것을 흡수해 나간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거라 봅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당장 CK(대학특성화)사업 평가가 있고, 그 다음주에는 ACE사업 평가가 있다”고 말한다. 그 다음에는 이번에 신설된 8개 학과를 세팅하고, 당장 학생 모집을 해야 하는 일도 남았다.
내년부터 2주기 구조개혁평가를 준비하는 일도 그의 일이다.
인터뷰 내내 진정성과 핵심을 강조한 그의 관심사는 오롯이 교육. 묵묵히 한걸음 한걸음씩 실력으로 발전해가는 건양대의 선전에는 이 같은 진정성이 바탕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음을 엿볼수 있었다.
●정영길 부총장은?
1965년 10월 23일 예산 출생. 충남대 수의학박사(신경해부학), 일본 도쿠시마대 의학박사(신경해부학), 캐나다 캘거리대학 의대 뇌발달신경과학 연구교수(University of Calgary, Faculty of Medicine, Department of Brain & Developmental Neuroscience, Research Professor), 현 건양대 의대 해부학교수, 건양대 행정부총장 겸 기획조정실장, 건양대 국책사업단 통합관리본부장(PRIME, LINC, CK-1, ACE), 교육부 대학발전기획단 기획위원,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 전국대학부총장협의회 부회장. 대한해부학회 이사.
대담·정리=오희룡 교육팀장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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