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공무심사위원회 연수 앞서 타당성과 적합성 심사 필요
자치구마다 재정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전 기초의회가 잇따라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났거나 추진중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더욱이 해외연수 일정에는 관광 코스가 적지 않아 정책개발을 목표로 한다는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대전 자치구의회에 따르면 동구의회는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4박 6일의 일정으로 관광도시로 잘 알려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로 국외연수를 떠난다. 이번 국외 연수에는 유택호 의장 등 동구의원 11명과 직원 3명을 포함해 총 14명이 참가할 예정이며, 총 경비는 2864만 2000원으로 책정됐다.
동구의원들은 연수 계획에서 ‘선진국가의 도시기반시설, 교통상황, 문화관광 시설 등을 비교시찰하고 복지시설을 견학해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한다’는 목적을 밝혔다.
하지만, 동구의원과 직원들의 5일간 일정 중 싱가포르 국회, 사회복지시설 1곳, 수질관리센터, 수방자야 의회 등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싱가폴 국립식물원 보타닉 가든, 동남아 최대 규모 쥬롱새 공원, 푸트라자야 야경 관광 등 관광성 일정으로 채워졌다.
더욱이 이번 국외연수는 동구가 예산 부족으로 공무원 인건비 조차 마련하지 못한 가운데 이뤄져 부적절 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자치구 재정긴축에 동참은 커녕 ‘외유성’ 해외연수나 시찰을 떠나는 곳은 비단 동구의회 뿐 만이 아니다.
중구의회는 지난달 14일부터 21일까지 6박 8일간 호주ㆍ뉴질랜드로, 유성구의회는 지난달 23일부터 1일까지 7박 9일간 호주(시드니, 멜버른, 브리스베인)로 공무국외여행을 다녀왔다.
대덕구의회도 영국, 프랑스, 스위스, 독일 등 유럽 4개국 일정으로 베르사이유 궁, 에펠탑, 루브르박물관 등을 다녀왔으며 여기에 들어간 경비만 2600만원 가까이 된다.
서구의회 역시 박양주 의장을 포함해 7명 서구의원이 지난달 22일부터 6박 8일 일정으로 독일과 스위스로 공무국외출장을 다녀왔는데 주요 일정이 외유성 출장으로 눈총을 받기도 했다.
모 구청 직원은 “구청에서는 직원 월급과 주요 사회복지 예산도 제대로 편성하지 못하는 등 예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의원들 모두가 해마다 참여하는 관광성 국외연수를 고집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매년 ‘관광성 외유’로 비난받는 해외연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형식적인 지방의회 해외공무심사위원회를 제대로 구성해 사전에 검증 절차를 철저히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은 “연수 심의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의원들의 공무연수가 외유성 연수가 되지 않도록 꼼꼼한 심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또한 프로그램에 대한 준비, 사후처리 보고 등 지역이슈와 제대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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