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환경운동연합 등 30여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0일 대전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옥시 제품 불매 기자회견을 마치고 시중에 판매되는 옥시 제품을 폐기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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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는 진실을 감추지 마라!”
10일 오전 11시 대전시청 브리핑룸.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크게 외쳤다. 그러면서 청소, 세탁용품 등 옥시 제품들이 그려진 폼보드를 힘껏 부쉈다. 방호복과 마스크를 쓴 채였다.
가습기 살균제인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을 제조, 판매해 가장 많은 피해자를 만든 기업, ‘옥시’를 규탄하는 퍼포먼스였다. 이들은 가습기 살균제 제조 기업들의 처벌을 촉구하고, 옥시제품 불매를 선언했다.
‘살인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고 판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제품 불매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날 대전환경운동연합 등 대전지역 3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을 열어‘옥시 제품 불매’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불매운동에 돌입했다.
불매운동 참가단체들은 이 자리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호소에 동참해 가습기 살균제 가해 기업들의 살인행위를 규탄한다”며 “기업과 정부의 무책임에 맞서고자 옥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확인된 사망자 136명 중 최대 가해기업인 옥시 제품으로 인한 사망자만 103명”이라며 “독극물을 호흡기에 쏟아 부은 것과 같은 야만적이고 원시적인 이런 사고는 기업들의 탐욕과 정부의 무능력 때문에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습기 살균제 가해 기업들이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제품 유통현황 등을 밝혀 수사에 실질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며 “이들이 법적, 사회적 책임을 지겠다고 선언할 때까지 상품 불매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단체들은 지난 4~9일 대전지역 유통업체와 약국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옥시제품 판매 모니터링 결과도 공개했다.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홈플러스(4개 지점)와 이마트(2개 지점), 롯데마트(2개 지점), 코스트코 등 대형유통업체에서 평상시와 동일하게 옥시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약국에서도 옥시 제품이 버젓이 진열돼 판매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참가단체들은 대형유통, 판매업체에 제품 판매 중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11일부터 옥시 제품 불매 소비자 참여를 호소하는 1인 시위에도 나설 예정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 고은아 사무처장은 “대전ㆍ충청지역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모두 74명이지만 잠재적 피해자는 무려 109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더 이상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많은 시민들이 옥시제품 불매 운동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확인된 대전과 충남, 충북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모두 74명으로 이 중 25명이 숨졌다. 지역별로는 대전 38명(사망 15명), 충남 21명(사망 8명), 충북 15명(사망 2명) 등이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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