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란법' 입법예고에 3만원 이상 메뉴 울상
지난 10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정부는 공직자, 언론인등이 직무 관련인으로부터 3만원 이상 식사 대접을 받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시행령 제정안을 발표했다./연합뉴스 |
김영란법 시행령이 입법 예고되자 대전지역 외식·유통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식사비와 선물비용이 각각 3만 원과 5만 원으로 제한되면서 가뜩이나 주저앉은 소비심리가 더 추락할까 걱정이다.
10일 대전지역 외식·유통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정안을 발표하면서 한숨이 깊다. 공무원, 언론인, 사립학교 임직원 등이 직무와 관련 있는 사람으로부터 3만 원 이상 식사 대접을 받으면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물은 5만 원, 경조사비는 10만 원 이내로 제한된다.
대전지역 외식업계는 2014년 세월호 사태부터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내수경기 침체에 이르기까지 외식을 꺼리는 이들로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라며 우려했다.
여기에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김영란법 시행 시 국내 외식업 연간 매출의 5%인 4조 1500억 원이 감소할 것이란 주장이 나오면서 업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대전 유성구지부 관계자는 “관공서 인근에 있는 식당들은 김영란법이 입법·예고된 다음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며 “법 의미 자체는 좋지만, 경기가 살아난 다음에 해야지 지금 상황에서는 다 죽으란 소리밖에 안 된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대전지역 주요 백화점도 명절 특수에 타격을 입을까 노심초사다.
A 백화점 관계자는 “시행되기 전까지 기간이 좀 남아 중저가 상품들로 내놓을지 고민 중”이라며 “아무래도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악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마트도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명절 때 매출 중 선물세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부분인 탓이다. B 마트 관계자는 “실속 선물세트 위주로 나가기 때문에 한우 등 값비싼 제품 매출에 직접적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우농가는 명절 대목이 사라질까 좌불안석이다. 한우 선물세트가 최하 10만 원대에 책정되는데 선물비용을 5만 원으로 제한하면 한우 값이 추락할게 불 보듯 뻔해서다.
유성구 신동에서 한우농가를 운영하는 백 모 씨는 “한우 선물 판매율과 가격이 낮아지면 소 값이 내려가게 돼 직격탄을 맞는다”며 “명절특수가 사라지면 한우농가는 어떻게 버텨야 하냐”고 질타했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는 내달 22일까지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서 9월 28일 전 시행령 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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