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고 남미여행…그녀에게 남은 것은

  • 문화
  • 문화 일반

한복 입고 남미여행…그녀에게 남은 것은

  • 승인 2016-05-09 17:54
  • 신문게재 2016-05-09 9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 지난해 10월 마추픽추 여행 중인 이예나 씨. (사진 제공 이예나)
▲ 지난해 10월 마추픽추 여행 중인 이예나 씨. (사진 제공 이예나)

“한복이 불편한 옷이라는 인식을 바꾸고 싶어서 한복 입고 남미 여행을 하기로 했어요. 불편하지 않았어요. 한복 입고 패러글라이딩도 하고 번지점프도 한 걸요.”

한복 입고 4계절의 남아메리카를 여행한 이예나(24ㆍ여)씨가 지난달 귀국 후 대전으로 돌아왔다. 그간 남다른 그의 여행기가 SNS와 일부 매체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9일 오후 동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 씨의 1년2개월간 여행기를 들었다.

이 씨는 지난해 2월 1일 콜롬비아를 시작으로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브라질, 파라과이, 칠레까지 남미 7개국을 여행했다. 이 기간 이 씨와 함께한 것은 한복이다. 저고리 3개와 치마 3개를 짝맞춰 돌려 입었다. 휴대폰을 두 번이나 도둑맞은 이 씨지만 여권과 한복은 꼭 챙겼다.

이 씨가 한복을 입고 여행에 나선 데는 미국인 친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씨는 지난 2013년 5월 정부의 해외인턴사업에 선발돼 미국 워싱턴D.C 체류 중 ‘왜 한국인은 한복을 입지 않느냐’는 외국인 친구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고민한 이 씨는 그 이유를 ‘한복을 입지 않는 분위기’에서 찾았고 ‘누구나 한복을 편하게 입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미국에서 남미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 이 씨는 한국에 계신 부모님에게 한복을 보내달라고 해 여행 동반자를 맞이했다. 한복과 함께한 것 자체로 이 씨의 여행은 특별하지만 현지인과의 생활을 통해 남미 문화를 체득한 것도 남다른 점이다.

이 씨는 7개 국가 중 콜롬비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첫 번째 여행지인 데다 강렬한 첫인상을 받은 도시다. 이 씨는 “여행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강도를 당했다”며 “여행을 그만둬야 할지를 고민할 정도로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을 때 빠른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카르타헤나 중심공원 벤치에 7시간 동안 앉아 있는데 한 40대 여성이 와서 돈도 주고 집 구하는 것도 도와줬다. 그러다 영어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일자리까지 구했다”며 여정을 설명했다.

에콰도르에서는 여행사에서 여행상품 판매를, 페루에선 온라인 홍보와 소셜미디어 관리를, 브라질과 칠레에서는 수공예품을 만들어 팔았다. 많은 돈은 아니었다. 숙식에는 늘 최소한의 돈을 지불했고 더 많은 체험을 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달 21일 귀국한 이 씨는 “내가 진짜 자유로운 사람이라면 어딜 가서든 자유로워야 한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고 싶었다”며 “취직이 아닌 대안적인 삶의 방식을 한국에서 찾고 싶어서 귀국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번 여름에는 2개월간 국내 여행을 할 생각”이라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남미에서 찍은 사진들을 모아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hyoy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사설] 대통령실 세종 이전론 ‘환영’할 일이다
  2. 학생 2~3명뿐인 의대 강의실…"4월 되기 전에 학사 정상화 해야"
  3. 대전교육청, 2차년도 대전교육발전특구 계획 본격화
  4. [사설] 내년 의대 정원 동결, 의료계 화답해야
  5. 김동수 유성구의장, 지역경제 활성화 공로 인정받아
  1. 대전·충남 일대서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 훈련
  2. 의대생들의 복귀는 ‘언제쯤’
  3. 범죄피해 벗어나려 '유령 노숙'… 대전 여성 노숙인 관리·지원 절실
  4. 한미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 11일 발사 예정… "최종 준비 마치고 대기 중"
  5. 건양대 대학원, 하옥후배사랑장학금 장학증서 수여

헤드라인 뉴스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신상정보 12일부터 공개된다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신상정보 12일부터 공개된다

대전에서 초등생을 살해한 교사의 신상정보가 12일부터 공개된다. 대전경찰청 형사과는 고 김하늘 양 사건 피의자 A(48)씨에 대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결정 등을 종합해 서부경찰서에서 피의자에 대한 얼굴·성명·나이를 공개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의 신상정보를 오는 12일 오전부터 4월 11일까지 대전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A씨는 공개 결정에 이의가 없다는 의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시경 내 신상정보공개심의위가 개최돼 공개에 대한 적절성을 검토한 바 있다. 사안의 위중..

[펫챠] 홀대받는 ‘반려동물의 죽음’ <상> 대전 장묘시설 부재로 불법매장 성행
[펫챠] 홀대받는 ‘반려동물의 죽음’ <상> 대전 장묘시설 부재로 불법매장 성행

우리나라 인구 5000만 명 중 반려인 1500만 명. 바야흐로 반려동물 전성시대다. 이젠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 수준을 넘어서 '가족의 구성원'으로 여기는 추세다. 사람 밥값보다 비싼 유기농 사료에 한우를 먹이고 명품 옷에 전문 간식숍까지 호황이다. 이렇듯 살아있을 때 애지중지 키우던 반려동물이지만, 사망했을 때는 난감한 상황에 처해지기도 한다. 가까운 곳에 운영하는 전문장례시설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대전은 광역시 중 유일하게 반려동물 장례시설이 없다. 혐오시설이라는 인식과 복잡한 행정절차로 인해 영업허가 받기가..

`청약보다 매매`… 충청권 포함 지방 1년 새 29만여명 청약통장 해지
'청약보다 매매'… 충청권 포함 지방 1년 새 29만여명 청약통장 해지

#. 대전에 거주하는 손 모(34) 씨는 최근 청약통장을 해지했다. 그는 신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지역에서 청약에서 무더기 미달 사태가 발생하고 있고 이른바 마이너스피(마피)도 꾸준하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매매가격보다 높아진 분양가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손 씨는 "신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은 있었는데, 도안신도시 등의 경우 비용 때문에 입주가 어렵고, 그 외 지역은 마피인 상황이라 기존 매매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이제는 청약통장이 필요가 없을 거 같다"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시장 침체로 청약통장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방위사업청 신청사 착공…’대전 완전 이전’ 신호탄 방위사업청 신청사 착공…’대전 완전 이전’ 신호탄

  • ‘테러범 꼼짝마’ ‘테러범 꼼짝마’

  • ‘봄이 왔나봄’ ‘봄이 왔나봄’

  • 의대생들의 복귀는 ‘언제쯤’ 의대생들의 복귀는 ‘언제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