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 운영시 관할 구청에 ‘미신고’도 지적
학생·지역사회 함께하는 프로그램 마련해야
본격적인 대학 축제의 계절에 접어든 가운데 ‘대학문화의 꽃’이라 불리는 캠퍼스 축제가 ‘연예인 공연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어느 가수를 섭외했느냐에 따라 축제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는 인식으로 억대에 가까운 축제 예산 상당액이 연예인 초청 등 단발성 행사에 쓰이고 있는 것이다.
9일 대전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10일 한남대를 시작으로 한밭대(17~19일), 배재대(18~20일), 대전대(25~27일), 목원대(30~6월1일) 등에서 연이어 축제를 개최한다.
대학들의 축제 예산은 평균 1억원 미만으로 이 중 6000만~7000만원은 가수 초청에 사용되는 등 연예인 의존도가 높다.
실제로 이들 대학들 상당수가 다이나믹듀오와 양동근, 쌈디, 바이브, 어반자카파, 레인보우, 달샤벳 등 인기 가수 초청 공연으로 각 대학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예정이다.
반면 대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은 극히 드문 수준이다.
가수 초청 공연외 축제는 주점과 가요제, 선발대회로 채워지고 있다.
더욱이 매 축제마다 캠퍼스내에 설치되는 주점의 경우 주류판매시 관할 구청에 알리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를 지키는 지역대학은 단 한 곳도 없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재미만을 쫓는 축제가 아닌 학생과 지역이 중심이 되는 건전한 대학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총학생회 위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보다 대학 내 구성원 전체가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이에 대한 지원도 뒷받침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청한 A대학 총학생회장은 “연예인을 부르지 않고 자체적으로 축제를 진행하면 학생들이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 학생들 역시 가수 공연에 딱히 불만을 갖고 있지 않다”며 “매년 했던 연예인 공연을 중단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도하기에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김하윤 배재대 주시경교양대학 교수는 “먹고 마시는 축제가 아닌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일일찻집, 바자회 등과 같은 참여형 프로그램을 만드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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