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요양병원들 자정결의, 제도적 보완 요구 나서
“환자들을 돈주고 사오면 환자수를 채우기가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일정 숫자의 환자들이 있어야 병원이 돌아가는데 환자들이 없으면 요양병원들이 유혹에 쉽게 빠질수 밖에 없어요.”
“언젠가부터 요양병원 원장들은 ‘을’신세가 됐습니다. 환자를 보내주는 간병인들이 자신들이 회식할 때 밥값을 내라거나 선물을 공공연하게 요청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요구에 응하지 않아서 다른 곳에 환자를 보내면 심경이 어떻겠어요?”
종합병원 간병사와 요양병원간에 오고 가는 수상한 뒷거래에 지역의 요양병원들의 자정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6일 대전충청재활의료기관 협의회(가칭)는 본보의 보도 후 대책회의를 갖고 간병인과 요양병원들의 커넥션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이날 의료기관들은 현실적인 문제와 간병비 급여화를 통한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함께 했다.
A의료기관 관계자는 “요양병원들이 적극적으로 커넥션을 제공하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조직적으로 브로커들이 활동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병원들 입장에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커넥션을 제공하는 것보다 실력과 의료의 질로 승부하고 싶어한다.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악질적인 커넥션은 범죄행위이고 이에 대해 수사기관 의뢰 등 단호한 대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러한 관행이 알려지면서 일부 환자들이 나도 이런식으로 돈을주고 영입했냐며 요양병원측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경우도 있었다”며 “업계에 관행이 만연돼 있고 상황에서 나만 안한다고 해서 없어지거나 근절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하기 싫은데 지속적으로 리베이트를 요구하고 리베이트 지급을 거부하면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보내게 된다면 정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회의에서는 근본적인 대책으로 간병비 급여화 요구도 제시됐다. 간병비가 보험체계 내에 들어와 있지 않다보니 노동법이나 용역업체 폐단 등의 여러가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B요양병원 관계자는 “요양병원들이 가격 덤핑을 치는 것은 간병비다. 간병비를 안받고 수익을 유지하려다보니 약제비와 행위비 등을 줄일 수 밖에 없다”며 “요양병원들의 문제점 시발점은 간병비가 비급여라는 것에서 시작되고 의료질의 악순환 고리가 되는 만큼 전액은 아니더라도 일부라도 간병비가 양지로 나와야 이같은 문제들이 통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재활의료기관 협의회는 자정 차원에서 무리한 간병인들의 요구를 단호히 거부하고 간병비 급여화를 요구하기로 결의했다. 오는 5월말에는 대전ㆍ충청권 요양병원 협의회에서도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정화차원의 행동 결의에 나설 전망이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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