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어린이낭독회’서 ‘희망’ 논한 어른들

  • 문화
  • 문화 일반

‘좌절어린이낭독회’서 ‘희망’ 논한 어른들

  • 승인 2016-05-08 15:49
  • 신문게재 2016-05-08 21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박진성ㆍ이이체 시인 낭독회
5일 유성구 일리아갤러리서



어린이날을 맞이해 특별한 낭독회가 열렸다. ‘어른들은 좌절한 어린이’라는 의미에서 준비한 이날 낭독회는 박진성 시인과 이이체 시인의 시를 한 자리서 읽고 작품에 대한 시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난 5일 오후 5시 대전 유성구 일리아 갤러리에서 박진성 시인과 강혁 일리아 갤러리 대표가 공동주최한 ‘좌절어린이낭독회’가 열렸다.

독특한 낭독회 이름에 대해 박진성 시인은 “황병승 시인의 시 중 ‘어린이날기념좌절어린이독주회’라는 시를 패러디한 것”이라며 “큰 의미는 없고 언어유희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150분가량 진행된 낭독회는 1, 2부로 나뉘어 1부는 박 시인, 2부는 이 시인의 시를 낭독하고 시에 대한 시인의 생각을 나누는 식으로 진행됐다.

1부는 박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식물의 밤’(문학과지성사ㆍ2014) 중 ‘갠지스의 바람’이라는 시를 박 시인이 낭독했다.

진행을 맡은 손미 시인이 어떻게 쓰게 된 시인지 묻자 박 시인은 “2013년에 쓴 시인데 어느날 ‘희망은 무엇인가’에 대해 묻고 싶어서 생각 끝에 써내려간 시”라며 “2009년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이때 이 시를 쓰며 회의감을 느꼈던 ‘시 쓰기’를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낭독한 시 중 ‘나의 아름다운 사전’에 얽힌 사연도 소개됐다. 박 시인은 “아끼는 시여서 시집 이름으로 마지막까지 거론됐지만 이미 비슷한 제목이 있어서 ‘식물의 밤’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2부에서는 이 시인의 신간 시집 ‘인간이 버린 사랑’(문학과지성사ㆍ2016)을 낭독했다. 먼저 이 시인이 수록 시 ‘당신의 심장을 나에게’를 읊은 뒤 독자가 ‘몸의 애인’, 시인이 ‘야수’, 다시 독자가 ‘인간이 버린 사랑’을 읽었다.

손 시인이 두 번째 시집이 나온 과정을 묻자 이 시인은 “강박증이나 편집증이 있어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스스로 맞추는 편”이라며 “시집의 내용이나 구성은 대체로 크게 변하지 않은 채 몇 년간 흘러왔는데 자연스럽게 원래 구상했던 모양새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엔 이렇게 돼버렸다고 말하는 게 가장 올바르고 정확한 대답”이라고 말했다.

이날 낭독회에선 두 시인이 서로에게 쓴 미발표 시 한 편씩을 공개했다. 또 강혁 작가가 박 시인의 시 ‘갠지스의 바람’과 이 시인의 시 ‘몸의 애인’을 그림으로 그려 두 시인에게 선물했다.

낭독회에 참가한 유모(20ㆍ여)씨는 “이 시대 시의 자리와 시인의 자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시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진지하게 시인과 독자가 같이 고민하는 소중한 낭독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효인 기자 hyoy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