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문재인·안철수 참석 예정, 정치적 논리가 변수
박원순 12일부터 광주 방문, 안희정 행사 모두 참석
야권 유력인사들의 행보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과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기념식 등 빅 이벤트가 잇달아 열릴 예정이기 때문.
두 행사가 가지는 정치적 의미에 야권내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유력인사들의 거취는 초미의 관심사다.
일단,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는 두 행사 모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각 행사마다 유력인사들과 복잡하게 얽혀있는 정치적 논리가 변수다. 우선, 김 대표로서는 지난 4ㆍ13총선을 통해 더민주가 원내1당으로 올라서게 한 선장의 지위에 있는 대표인 만큼, 행사 참석은 필수적이다.
다만, 지난달 말 민주정책연구원과 강기정·홍종학 의원이 공동개최한 토론회를 비롯해 당 안팎에서는 총선에서 호남권 의석 중에 단 3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에 그친데는 김 대표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고, 문 전 대표를 위시한 친노(노무현 대통령) 진영과의 대립 관계로 비춰지는 것에 탐탁지 않은 자리가 될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
문재인 전 대표는 두 행사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당 대표에서 물러난 뒤 야인의 신분에 있는 그로서는 자신에게 최대 유산인 노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부각시킬 수 있는 서거 7주기 행사는 단연코 빠질 수 없는 곳이다.
또 선거 직전인 지난달 8일 광주 방문을 강행하며 당내 일각에서 우려한 반문(反 문재인) 정서를 불식시켰지만, 광주지역 지방의원들이 문 전 대표에게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거론, 대선 출마에 대한 고민을 요구한 것과 맞물려 재차 돌파 의지를 피력하는 장소가 될 공산이 크다.
안철수 대표도 두 행사와 관련 세부일정을 짜는 중이라고 한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 대표는 오는 17일 국립 소록도 병원 개원 100주년 행사에 참석하는 것과 함께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행사에 참석하는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연정론 등에 호남권에서 당 지지율이 하락하기는 했으나, 지난 총선에서 원내 3당이 되는데 광주를 비롯한 호남권 의석 확보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만큼 광주 방문을 통해 다시금 국민의당 지지세를 결집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행사는 안 대표로서는 부담감이 적지 않다. 문 전 대표와 친노 진영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만큼 불편한 자리가 될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앞서 안 대표는 올해 초 김해 봉하마을 방문시 “특정 세력을 비판한 적 없다”고 했지만 일부 친노 인사들의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박 시장은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할 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오는 12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한다. 박 시장은 방문 기간 5·18 묘역 참배와 전남대 강연, 윤장현 광주시장과의 면담을 가진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기념식 본 행사에 참석하며, 노 전 대통령 추모행사에도 발걸음을 옮길 것으로 전해졌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사님이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차 광주에 갈 예정이고, 노 전 대통령 7주기 행사에도 가신다”고 전했다.
해마다 찾은 행사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한 것이 각 관계자의 반응이나, 당 안팎에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나 문재인 전 대표, 안철수 대표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입장에서 정치적 기반을 넓히려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정계 은퇴를 한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도 지지자들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손 고문은 4ㆍ19 민주묘지 참배처럼 정부 공식 행사 참석이 아닌 별도로 5·18민주묘지를 참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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