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에도 세부담은 늘어
기업 소득에 부과되는 법인세가 인하됐음에도 기업들이 느끼는 세 부담은 늘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기업 세제담당자 200명을 대상으로 ‘기업 증세체감도 및 세제관련 애로사항’을 설문한 결과 61.5%가 올해 법인세 신고액이 작년보다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중 37%의 기업은 법인세 신고액 증가율이 10%이상, 나머지 24.5%는 10%미만 이라고 했다.
증가원인으로는 자사실적 개선(49.2%), 공제감면 축소(33.3%), 세무조사 강화(14.2%) 등이 지적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세법개정과 함께 법인세 최고세율이 25%에서 22%로 3%포인트 하향조정됐지만 기업들이 실제 납부한 법인세 규모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5년 법인세 납부액은 45조원으로 전년보다 2조3000억원 늘었다. 올해 1∼2월 법인세 납부실적도 작년동기대비 53% 증가한 2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각종 공제나 감면을 받더라도 최소한의 세금을 부담토록 한 최저한세(minimum tax) 세율이 2009년 14%에서 두차례 인상을 거쳐 17%가 됐고 임시투자세액공제와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기본공제가 폐지된 때문으로 추정된다.
전경련은 또 시설투자공제율이 2011년 10%에서 현재 1%까지 축소됐고 신성장동력과 직결된 연구인력개발에 대한 세제 지원도 줄어 전체적으로 보면 수조원의 법인세가 인상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조사대상 기업의 67%는 2015년 개정세법이 적용되는 내년에 실효세율이 더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개정세법에는 이월결손금 공제한도 신설, 업무용 승용차 과세합리화, 연구개발(R&D)세액공제 축소, 에너지 절약시설 세액공제 축소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전경련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최근 일부에서 법인세율을 25%로 환원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기업들이 체감하는 세부담은 2008년 법인세 인하 전보다 증가했다”며 “법인세 인상은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것으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고 경제회복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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