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원내대표 선출, 충청 맹주 세대 교체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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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원내대표 선출, 충청 맹주 세대 교체 ‘신호탄’

  • 승인 2016-05-03 17:55
  • 신문게재 2016-05-03 4면
  • 오주영 기자오주영 기자
내년 대선 앞두고 충청대망론 불씨 지피기 관측

새누리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참패를 했지만 충청권에선 ‘선전’을 했다. 이런 성과가 정진석 당선인을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만든 힘이 됐다.

정 원내 대표의 당선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이번 총선을 전후해서 낙마하거나 낙선하는 등 충청 정치권의 세대교체가 시작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포스트 JP로 부상하나= 정 원내대표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JP)를 ‘정치적 아버지’로 부를 만큼 충청 맹주의 꿈을 꾸어왔다.

2001년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를 두고 김종호 총재권한대행이 ‘JP 대망론’을 제기한 이후 충청에선 여러 대망론이 나왔다.

이인제 전 의원이 경기지사를 내놓고 신당을 만들어 대선 출마를 했으나 실패했고, 국민중심당을 창당한 심대평 전 충남지사, ‘성완종 리스트’로 낙마한 이완구 전 총리 등 충청대망론의 주자들이 꿈을 접어야했다.

그 누구도 ‘포스트 JP’나 충청맹주의 자리에 올라서지 못한 채 JP만을 바라봐야 있다.

정 원내대표는 여러 자리에서 정치가 안정 되지 않는 근본 이유에 대해, “오랫동안 계속돼 온 영·호남을 중심으로 한 정치 세력간 패권 경쟁”이라고 말해왔다.

그 대안으로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간자적 입장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성향이 강한 충청이 정권을 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해왔다.

특히, 하반기 예정인 전당대회와 내년 12월 대통령 선거를 관리할 막중한 일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충청 정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여권과 야권 등 충청 정치권에선 반기문 총장, 안희정 충남지사 ,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 과 함께 차기 대권에서 주인공 또는 핵심적 조연 역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이번 총선 결과 동·서로 나뉜 대칭적 여·야 권력 구도하에서 충청권의 표를 얻는 주자나 정당이 차기 대권을 잡을 것”이라며 ‘정진석 역할론’을 강조했다.

충남대 육동일 교수는 “ 정 원내대표의 당선은 충청대망론의 불씨를 살리고 향후 당의 권력구조 개편 및 내년 당내 대선후보의 본선 경쟁에서 충청권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충청 기반으로 한 정치 중요= 정 원내대표는 지난 2014년 충남지사 선거에 도전한 이유를 보다 큰 정치를 위함이라고 했다.

비록 낙선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승리를 통해 ‘김종필-이완구-정진석’으로 이어지는 보수 성향의 부여 선거구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그의 주특기는 정무감각이다.

이명박 정부때 청와대 정무수석을, 박근혜정부 때는 국회 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한 계파에 치우지지 않는 ‘형님 리더십’을 펴왔다. 이런 점을 새누리당 의원들은 높이 샀다.

충청민들은 정 원내대표에게 충청을 기반으로 한 정치를 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동안 충청 유력 정치인들 대부분이 선출은 충청에서 되고, 활동은 중앙 무대에서 하는 ‘민심 이반적 정치’를 많이 해왔기 때문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지 않아 막판에는 고향 사람들로부터 버림을 받는 사례들이 많았다.

충청권의 한 인사는 “예산 확보 등 여당이 챙겨야할 충청 현안을 철저히 챙기면서 충청의 크고 작은 일에도 열정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일명 ‘먹튀 논란’에 휩싸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영호남이 그동안 정치 기반이 공고했던 것은 ‘텃밭’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충청 텃밭을 사수하는 리더십이 절실한 이유다.

일각에선 원내대표를 충청이 가져옴으로써 당 대표와 더 큰 권력 재편 과정에서 충청권 인물과 정책들이 오히려 소외될 가능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제기된다. .

충청 정치인들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자살골’을 넣은 사례가 있는 만큼 충청 잠룡들과 긴밀한 협조 및 조율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오주영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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