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대전지역 대학병원에서 다리 수술을 받은 A씨(60)는 입원치료 후 재활과 요양을 위해 지역의 요양병원을 물색했다. 충북에 거주하고 있던 A씨에게 대전지역 병원들은 낯설었다. 수술후 옆에서 2주가 넘는 기간동안 간병을 해줬던 간병인 B씨는 A씨에게 지역의 한 요양병원을 소개했다. A씨는 아무래도 대학병원에서 여러 환자들을 간병해 왔던 간병인이 소개하는 요양병원에 신뢰가 갔다. “○○요양병원을 가서 내가 소개했다고 하면 비용도 저렴하게 좋은 치료를 받을 것이다. ○○요양병원이 무릎 재활에는 최고로 손꼽힌다”고 추천하는 말에 혹했다. A씨는 결국 간병사가 추천하는 요양병원을 선택했다.
#사례2= 대전지역에서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C씨는 황당한 제안을 받았다. 대학병원 간병사들이 환자를 한명 보내줄 때 마다 20만~30만원의 현금을 줘야 한다는 제안이었다. 간병사들이 급성기 종합병원에서 아급성기 요양 환자들을 보내주는데 큰 영향력을 미치는 만큼 무시할 수도 없는 사안이었다.
의사 C씨는 “환자를 돈으로 사는 것도 아니고 업계에서 이러한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됐다”며 “환자를 유치하는 가장 쉬운 방법중 하나가 커넥션인데 이러한 방식으로 환자를 유치하기 시작하면 의술이 아닌 환자 장사꾼에 의해 좌지 우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지역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 간병사와 지역의 요양ㆍ재활병원과의 검은 뒷거래가 포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로 대학병원 간병사가 환자 1명을 요양병원에 보내 줄 때 마다 환자 1명당 20~30만원의 뒷돈이 오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3일 대전지역 대형 종합병원들에 따르면 종합병원들은 5~6곳의 간병인 업체가 들어와 간병인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간병인을 알선해 주고 있다.
충남대병원의 경우 6곳의 업체가 활동하고 있으며 150~180여명의 간병사가 활동중이다. 을지대병원은 3개 업체에서 80~100명이, 건양대병원은 55~60명, 성모병원은 5개업체 70여명이 활동중이다.
이들 간병인들은 개인사업자다. 병원에서는 공동 간병인 제도를 운영하는 일부 병실을 제외하고 전적으로 환자들이 개인적으로 고용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종합병원 간병사들이 요양과 재활이 필요한 환자들을 알선하면서 지역 요양병원에 뒷돈을 공공연히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술 치료 후 환자 곁에서 간병을 맡고 있는 간병사들의 제안에 대부분의 환자들은 병원 추천을 수용하는 편이어서 간병사들과 요양병원들과의 커넥션이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지난해 대전의 한 요양병원은 환자 1명당 30만원의 돈을 지급하고 환자를 유치해 온 정황이 포착돼 건강보험공단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지역에서 간병업체를 운영하는 S씨는 “지역의 요양병원들 가운데 환자가 대기하는 등 들어가기 어려운 몇 곳을 제외하고는 70~80%는 커넥션이 있다고 보면 된다”며 “간병사 상당수가 개인 사업자이고 업체에서는 터치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보니 단속도 사실상 어려울 것이다. 업계에 공공연한 사실이고 뿌리 뽑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요양병원 관계자는 “보호자와 환자 입장에서는 간병사가 ‘어느 병원이 잘한다, 어디가 좋다’라고 소개하면 외면하지 않는다”며 “이렇다 보니 환자를 유치해야 하는 요양병원 입장에선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돈을 줘서라도 환자를 유치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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