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령 개정 발표 뒤 신속한 조처 뒤따라야”
정부의 규제개혁에 대한 기업 체감도가 지난해와 견줘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510곳을 대상으로 ‘2016년 규제개혁 체감도’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84.2와 비슷한 83.6을 보였다.
규제개혁 체감도는 전년도 정부의 규제개혁에 대해 기업들이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넘으면 만족한다는 응답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에서 매우만족(2.3%)을 포함해 만족한다는 비율은 6%로 지난해 7.8%에서 퇴보했고 불만족한다는 대답은 29.8%에서 30.6%로 소폭 증가했다. 63.4%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규제개혁에 불만족하는 이유로는 보이지 않는 규제개선 미흡(32.0%), 공무원의 규제개혁 마인드 불변(24.5%), 해당분야 핵심규제의 개선 미흡(21.8%), 규제개혁시스템 개선법안 통과지연(10.9%) 순으로 지적됐다.
부문별 체감도도 모두 기준치인 100 이하였다.
규제의 품질제고(90.5), 미등록 규제정비(86.5%), 유사행정규제정비(86.2%)는 상대적으로 체감도가 높았던 반면 신속한 후속조치는 73.6으로 가장 불만족스러운 과제였다.
규제분야별 체감도 역시 100을 넘는 경우는 없었고 노동 규제(72.3), 대기업 규제(74.9)의 체감도가 낮았다.
상대적으로 관광·의료(94.3%), 물류·유통(90.2%)분야 체감도는 높게 나왔다.
또 전체 응답 기업의 9.4%는 규제로 인해 투자가 무산되거나 지체된 경험이 있으며 12.9%는 신산업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신산업 진출의 어려움은 시장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시설규제(31.8%) 및 기술규제(30.3%), 제도 미비에 따른 시장진입 어려움(19.7%)에서 비롯됐다.
이밖에도 기업들은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할 과제(중복응답)로 법령 개선 등 신속한 후속조치 추진(41.6%), 신산업 육성관련 규제 정비(32.5%), 선제적 경기대응을 위한 한시적 규제완화(28.6%), 공무원의 규제개혁 마인드 개선(24.3%) 등을 차례로 꼽았다.
추광호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정부가 규제를 개혁한다고 발표했어도 법률개정 등 후속조치가 뒤따르지 않으면 기업들의 체감도를 높일 수 없다”며 “이번 20대 국회에서는 정부와 국회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신속하고 효과적인 규제개혁이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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