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제 94회 어린이 날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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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 94회 어린이 날을 맞아

  • 승인 2016-05-03 14:57
  • 신문게재 2016-05-04 20면
  • 유세종 대전시 보건복지여성국장유세종 대전시 보건복지여성국장
▲ 유세종 대전시 보건복지여성국장
▲ 유세종 대전시 보건복지여성국장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어린이 날 노래 가사 중 한 구절이다.

1922년 소파(小波) 방정환(方定煥) 선생이 어린이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개선과 계몽을 위해 제정한 '어린이 날'이 올해로 94회 째를 맞았다. 당시 일제 강점기의 어려움 속에서도 나라의 보배이며 미래의 희망인 어린이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며 사셨던 선생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90여년이 지난 지금도 아동학대 사건이 곳곳에서 일어나 언론에 오르내리는걸 보면 아직 어린이들이 꿈꾸는 행복한 세상과는 거리가 먼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지난해 인천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아동 폭행사건 등 아동학대가 사회문제화 되면서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영유아보육법' 개정 등 다양한 대책이 마련되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결국 어른들이 어린이를 사랑하며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요즘은 아이들이 TV,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걸러지지 않은 정보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자녀를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난감해 하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세대 간 갈등이 또 다른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시에서는 이런 부모와 자녀 사이에 생길 수 있는 갈등에 현명하게 대처하기위해 부부애를 바탕으로 한 예비신혼부부 교육, 우리가족 쿡(COOK)가 대표, 부모자조모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부모들이 아이들을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양육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유대인들은 13세 이전의 자녀교육을 '부모의 가장 중요한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밥상머리 교육과 베갯머리 이야기를 통해 자녀들을 올바르게 성장시키는 수단으로 부모와 자녀 간 대화를 제일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아직까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국내의 한 교육출판 전문기업이 지난 4월 1일부터 24일까지 전국 초·중생 599명을 대상으로 가정 내 부모 자녀 간 대화 양상과 자녀들이 생각하는 부모의 모습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40.2%의 학생들이 부모와 대화 시간이 '부족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특히, 아빠와의 대화 시간은 '30분 미만'이라고 답한 비율이 약 40% 달했으며, '대화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6% 가까이 됐다고 한다. 자녀들은 부모와 대화 시간을 원하고 있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부모와 자녀 간 대화 시간이 많이 부족한 셈이다.

대전시는 제94회 어린이날을 맞아 옛 충남도청 부터 중앙로 네거리까지 차 없는 거리에서 중구와 함께 '얘들아 놀자, 신나게! 더 신나게'란 주제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어린이 날 큰잔치'행사를 개최한다.

기념식과 가면퍼레이드, 무대·거리 공연 등과 함께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문화·과학·소방 등 56종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요리 대회 등으로 구성되는 이번 행사는 어린이 주도형 행사로 어린이 사회자가 진행하게 되며, 내빈의 축사와 덕담 대신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아동학대사건 등에 대한 어린이의 생각을 들어보는 의미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이번 어린이 날에는 어린이를 상징하는 노란색 물결로 가득 찬 중앙로 차 없는 거리에서 자녀들과 함께 손잡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시민여러분께 당부 드리며,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어른이 아닌 어린이들이 꿈꾸는 행복한 세상을 이해하고 키워 줄 수 있는 어른들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보고 실천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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