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악용되는 사례도 있어 취지 무색
생리공결제도가 도입된지 10년이 됐지만 시행하는 학교가 드문데다 일부 악용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2일 대전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한남대와 배재대 등이 생리공결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반면 충남대, 한밭대, 목원대는 도입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06년 도입된 생리공결제도는 여학생의 건강과 모성 보호를 위한 목적으로 생리통이 심한 날 수업에 빠져도 결석처리 하지 않는 제도다.
한남대와 배재대는 생리공결제도를 한 달에 한 번 쓸 수 있고 학기당 3회 정도로 제한하고 있다.
학교시스템을 통해 신청을 하고 담당 교수에게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생리공결제도에 대해 알지 못하거나 절차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꺼리는 분위기다.
배재대 행정학과 박 모(21)씨는 “주변에 생리공결제도를 신청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 이 제도를 잊고 있었다”며 “교수님한테도 따로 신청서를 제출해야 해 ‘그냥 하루 결석하지’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제도를 악용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
같은과 전모(22)씨는 “전날 술을 많이 먹어 피곤해서, 지각할 것 같아서, 또는 아르바이트나 약속을 이유로 생리공결제도를 쓰는 친구들도 있다”며 “확인할 방법이 없어 교수님들도 그냥 넘어가는 편”이라고 했다.
이 학교는 생리공결제도 신청시 따로 진료확인서 등을 제출하지 않아도 돼 딱히 확인할 방법은 없는 셈이다.
생리공결제도를 시행하지 않은 학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이모(23)씨는 “한 달에 한 번 심한 생리통을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모를 것”이라며 “생리공결제도가 진짜 필요한 사람도 있는데, 국립대인 우리 학교는 왜 도입을 안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생리공결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학교측 상당수가 “학생들 스스로 필요성에 대해 잘 느끼지 못 하는데 굳이 도입할 필요가 있냐”는 미온적 반응이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생리공결제도는 의무 사항이 아닌, 학교의 권한이다”라며 “교육부 자체에서도 하는 학교, 안하는 학교에 대한 데이터도 없고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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