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아젠다- 행복·희망 플러스 충청]
대전시티즌이 4연패 뒤 3연승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지만, 아직 풀어야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
먼저 비효율적인 운영 방식과 안정적인 재원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시민구단인 대전시티즌은 시장이 구단주다 보니 구단 대표이사를 임명하는데 시장의 권한이 막강하다.
때문에 시장이 바뀌는 등 정치적인 변화가 있으면 구단 대표이사도 함께 바뀐다. 뿐만 아니라 대표이사가 바뀌면 감독도 대표이사의 입맛에 맞도록 바뀌는 경우가 있었다.
결국, 정치적 논리나 성적에 따른 책임에 의해 대표이사와 감독이 자주 바뀌면서 선수단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변화를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이와 관련, 2014 시즌 마무리 이후에는 구단대표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결재라인의 부재로 전력보강은 물론 동계훈련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전득배 사장이 부임했지만, 전 사장은 선수선발위원회 해체와 사무국장제 부활을 놓고 사무국 직원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제대로된 운영을 하지 못했다.
이처럼 동계훈련은 커녕 선수보강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에서 내부 갈등까지 심화된 대전시티즌은 승격 1년만에 강등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정치적 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안정적인 재원확보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
대전시티즌에 대한 지역 기업의 후원은 클래식에서 뛰었던 2013년 10억4800만원, 챌린지로 강등된 2014년 3억2900만원, 다시 클래식으로 승격한 2015년 15억여원이다.
그러나 다시 챌린지로 강등된 올 시즌은 윤정섭 대표이사가 발로 뛰어서 이끌어낸 후원금을 제외하면 지역 기업에서 들어온 후원금은 단 한푼도 없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기업 후원과 관련 권선택 시장이 총선 이후 움직이자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움직임은 없다.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지 않는 구단 운영을 위해서는 구단주인 시장과 지역 기업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부활을 위한 마지막 과제는 시민들의 관심이다.
2015 시즌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총 관중 수는 4만7370명으로, 경기당 관중수는 2493명 정도다.
올 시즌은 걸그룹 여자친구가 개막 축하 공연을 펼친 홈개막전 1만8082명을 제외하면, 3라운드 안산전 3158명, 4연패 이후 가진 부산과의 경기에는 1310명이 경기장을 찾는 등 시민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물론 부산과 FA컵 연세대, 5월 1일 고양과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한 만큼 5월 8일 강원과의 홈경기에서는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평균 관중이 2만명에 가까웠던 2003년에 비하면 매우 초라한 수준이다. 홈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은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대전시티즌이 완벽하게 부활하기 위해서는 팬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윤정섭 대표이사는 “시민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더라도 맥없이 지는 것은 안 된다”며 “이번 기회를 꼭 잡도록 노력하고, 지역 기업의 후원도 많이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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