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추억의 코너를 되살려보기 위해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시즌 2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
▲ 드라마 '시그널'. 사진은 기사 내 특정사실과 관계없습니다. |
'단골집'은 항상 일정하게 정해놓고 거래하는 집을 말한다. 이 단골집은 본래 굿을 하는 ‘굿당’이 있는 집을 가리키는 당골집에서 나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따라서 이 말은 ‘당堂+골谷+집家’의 합성어로 ‘당골집 > 단골집’으로 변한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단골집이라는 말의 뿌리는 푸닥거리를 하는 무당의 집에서 나온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의 민속신앙은 본래 천지天地, 자연自然이나 귀신을 섬기는 샤머니즘이라는 무속신앙이었다. 이러한 민속신앙은 갑오경장 이후 근대화과정을 거치면서 미신이라 하여 배척을 받기도 했지만, 그러나 지금도 우리들의 의식 속에는 이 무속사상이 뿌리 깊게 남아 있어 계룡산 등 전국의 명산 곳곳에는 굿당이 산재해 있고, 도시의 변두리나 시골의 동네마다 대나무에 흰색과 붉은 색의 깃발을 꽂아 놓은 집들을 쉽게 발견하게 되는데 이곳이 무당집이라는 표시이다.
지난날에는 새해가 되면 무당을 불러다 한 해의 신수점을 보았고, 가족 중에 병이 들거나 집안에 재앙이 있으면 반드시 무당을 불러다가 굿을 하거나 고사를 지냈다. 이렇게 무당을 불러다가 굿을 하는 행위를 푸닥거리라고 하였으며, 그 재앙이나 병의 원인은 살殺이 끼었기 때문이라고 보아서 그 살을 푼다는 뜻에서 살풀이 또는 푸닥거리라고 했다.
이 푸닥거리라는 말은 달리 무당이 벌이는 굿의 행위가 매우 시끄럽고 요란스럽다 하여 시끄럽게 법석을 피운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박일환, 우리말 유래사전).
이 굿을 할 때 항상 정해 놓고 불러다가 쓰는 무당을 당골이라고 했다. 이 당골이 변하여 단골이 되었는데, 이 당골은 우리 시조인 단군과도 맥을 같이 하는 예언자라는 의미를 함께 지니고 있기도 한다. 지금 우리가 쓰는 단골집이니 단골손님이니 하는 말은 바로 이 당골에서 나온 것이다.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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