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직접 운영 문화장터ㆍ문화누리 카드 이용 촉진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
▲ ‘보부상, 문화를 입히다’행사가 열린 27일 부여 중앙시장에서 풍물패를 동반한 보부상들이 저산팔읍 보부상단 길쌈놀이를 재현하고 있다. /박갑순 부장 |
“둥, 둥, 꽹, 꽹.”
27일 4월의 마지막 수요일 한적한 시골마을 부여군 중앙시장에 풍악이 울려 퍼졌다.
충남문화재단이 진행하는 지역거점 특화프로그램인 ‘보부상, 문화를 입히다’가 첫 선을 보인 날이다.
풍악 소리로 부여에는 전에 없던 활기가 돋기 시작했다.
이 행사는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문화가 있는 날 추진사업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충남문화재단이 주관했다.
이날 행사는 이용우 부여군수와 오태근 한국예술문화단체충남총연합회장, 이종원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 등 지역인사와 지역주민, 시장 상인 등 행사 관계자를 포함한 200여 명이 참가했다.
본격적인 행사에 들어가면서 문화재단은 기운이 싹튼다는 의미의 ‘태동’을 주제로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오후 1시, 저산팔읍의 보부상 행렬과 함께 역대 영감 위패에 제를 올리는 공문제가 시작됐다.
이 제는 지역 주민의 안녕과 순조로운 행사 진행을 위해 마련된 자리로 엄숙한 분위기에서 약 10분간 진행됐다.
공문제가 끝나자 전통예술단 ‘혼’의 화려한 타악 퍼포머스가 이어졌다.
이어 펼쳐진 부여 굿뜨래 합창단의 환상의 하모니와 전자바이올리니스트 서지우와 미스채플 투 첼로의 남몰래 흐르는 눈물(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등의 연주는 구경하는 관광객과 지역민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연주 후에는 보부상 전통을 이어가는 예덕상무사가 죽방울 놀이 등 보부상 재현놀이를 선보였다.
한국전통문화대 풍물 동아리 ‘울림’의 농악은 대미를 장식했다.
충남문화재단은 공연과 동시에 보부상 문화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부여 주민들이 운영하는 문화 장터 ‘웃장 마켓’을 비롯해 보부상 복식체험, 토우 만들기, 문화누리 카드를 이용 할 수 있는 엽전도시락 체험 등 참가자들이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었다.
체험에 참가한 박모(50) 씨는 “지역 고유 문화적 아이템인 보부상이 갖가지 새로운 프로그램들과 연결돼 더욱 알차게 준비된 것 같다”며 “부여 중앙시장에 펼쳐진 '문화가 있는 날' 행사는 전통문화와 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보부상, 문화를 입히다’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 행사는 오는 11월까지 매월 문화가 있는 날(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매번 주제를 달리해 8회에 걸쳐 계속된다.
월별 테마 프로그램으로 구성, 다음달 25일에는 울림, 6월 29일에는 화합, 7월 27일 신명, 8월 31일 확산, 9월 28일 공감, 10월 26일 나눔, 11월 30일에는 추억을 주제로 공연이 펼쳐진다.
충남 서남부 지역(부여, 서천, 보령 등)은 백제 문화를 바탕으로 한 높은 문화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문화 콘텐츠와 인프라가 부족해 지역주민들이 문화향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에서 출발했다.
이에 따라 계획된 이 문화 행사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주기적으로 개최하면서 재래시장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경제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 역시 크다.
이종원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행사를 통해 지역의 전통문화, 전통시장, 예술 그리고 관광이 융합된 프로그램으로 발전되기를 희망한다”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장이되고, 충남지역의 전통성 있는 각 지역 보부상의 문화유산이 서로 하나가 돼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문화재로 지정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보부상, 문화를 입히다’는 지역의 전통문화자원인 보부상을 바탕으로 지역예술인과 문화예술기획자, 지역대학생, 상인 등이 참여해 새로운 개념의 융ㆍ복합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창출, 지역주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더불어 문화예술 향유권을 제고하기 위한 충남문화재단의 대규모 프로젝트다.
보부상은 과거 시장을 중심으로 봇짐이나 등짐을 지고 행상을 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간 교환경제가 이뤄지도록 중간 역할을 했던 전문 상인을 말한다. 부여=구창민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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