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문단 장삼 |
전시유물은 지난 2011년 5월 유성구 금고동에 위치한 안정나 씨 종묘 중 이장 과정에서 4기의 미라와 함께 발견돼 수습한 복식과 부장품들이다.
복식류 약 150점을 비롯해 한글편지, 명기(죽은 사람과 함께 무덤에 묻는 식기, 악기, 무기 등의 기물) 등 이번에 발견된 부장품은 후손에 의해 박물관에 기증됐다.
발굴 복식은 16세기 초부터 17세기 초에 이르는 조선 전기 복식의 특징을 가진 유물이다. 특히 8세손 나부의 부인 용인이 씨 묘에서 출토된 장삼이나 전단후장형 의례용 치마, 현존 가장 오래된 배냇저고리 등은 출토 사례가 매우 희귀해 그 가치가 높다.
박물관은 지난해 부산대학교 한국전통복식연구소에 의뢰해 보존처리를 완료했다.
기록에 의하면 대표 유물인 장삼(長衫)은 고려시대부터 입었던 것으로 왕가나 사대부가에서 의례복으로 사용됐다.
이번에 공개된 장삼은 '악학궤범(樂學軌範)'에 기록된 남초(쪽빛의 비단)로 만든 젖혀진 깃의 흑장삼과 동일해 장삼이 완형의 실물로 출토된 주목할 만한 사례다.
또 하나의 장삼은 연꽃무늬 비단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생전에 착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함께 발견된 남편 나신걸이 부인 신창맹 씨에게 보낸 편지는 1490년대에 쓰인 국내 최초의 한글편지로 알려져 있다.
이전까지 최초의 한글편지로 알려진 '순천김 씨 출토언간'보다 약 50년 이상 앞선 것으로 국어학적으로 매우 가치가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편지에는 안영도(현재의 함경도)에서 지내던 군관 신분의 나신걸이 아내에게 분과 바늘을 보내면서 가족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전하고 있다.
대전시립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안정 나 씨 묘역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통상례 방법에 견주어 보여줌으로써 당시 의례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출토 사례가 흔하지 않은 조선 전기 복식을 보여주는 전시로 학계는 물론 대중에게도 전통 복식문화의 모습을 공개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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