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과 중기청 논의 알면서도 무분별하게 남발 '지적'
▲ 세종시청사 외경 |
천안시가 유치 막바지에 다다른 충청권 중소기업연수원 설립에 세종시가 뒤늦게 뛰어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천안이 중소기업청(중소기업진흥공단)과의 협의를 토대로 오랜 기간 공을 들였던 반면, 세종은 구체적인 계획조차 없이 ‘찔러보자’는 식으로 남발해 빈축까지 사고 있다.
27일 세종시에 따르면 전국 중소기업체와 지원기관 간 효율적 업무처리 등을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 연수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20대 총선 당시 각 정당에 보낸 현안사업 목록에 ‘중진공 연수원 유치’를 포함할 정도로 의지를 보이는 듯했다.
연수원 유치 명분으로는 중앙행정기관이 집중돼 있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중소기업청이 인근(대전)에 있어 중소기업 행정의 클러스터화 기능 구축을 통한 충청권 경제활성화의 시너지 효과가 있음을 내걸었다.
그러면서, 충청을 제외한 경기도 안산 중앙연구원을 비롯해 호남연수원(광주), 대구·경북연수원(경산), 부산·경남연수원(진해), 강원태백연수원(태백) 등에 있어 충청권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불편도 언급했다.
하지만, 유치를 위한 아무런 계획은 만들지도 않았다. 게다가 이미 천안과 중기청의 오랫동안 연수원 유치를 위한 논의를 진행해왔고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점까지 알고 있지만, 총선을 앞두고 정략적으로 접근한 셈이다.
2008년 연수원 건립 논의가 시작되면서 천안이 일찌감치 중기청, 중진공과 접촉하며 연수원 부지까지 마련하는 등 분위기를 조성했고, 중기청도 세종시가 경쟁에 뛰어들기 전인 지난해에 기획재정부에 설계비 12억원의 예산을 요청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직산 시유지에 2만4848㎡ 부지를 마련한 상태로 현재 공유재산관리계획 승인은 났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천안이 중기청과 손발을 맞춰왔다는 점에서, 세종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기청 관계자도 “설계비 반영을 위해 기재부와 협의를 진행했지만,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반영되지 않았다”며 “올해 반영될 수 있도록 다시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천안이 노력해온 건 알았지만, 우리도 자족기능 확보 차원에서 추진했다”며 “연수원은 쉽지 않지만, 창업진흥원 등 중기청 산하 기관 유치에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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