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지난 3월 둔산의 한 병원에서는 새벽시간 간호사를 밀치고 폭행을 휘둘렀던 2명의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건장한 남성들은 빨리 진료를 안봐준다는 이유로 의사에게 달려가 다짜고짜 주먹을 휘두르고 물건을 부수는 등의 과격한 행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례2= 지난해 12월 대전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폭행사건을 일으켰던 상습범이 붙잡혔다. 의사에게 입원을 요구했으나 의사가 입원이 불필요하다고 답변했다는 이유로 의사의 안경을 벗기고 멱살을 잡아 흔드는 등 욕설과 폭언으로 협박했다. 그는 “진단이 적게 나온다. 원장을 잘 알고 있다”며 병원에서 5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행패를 부리는 등 병원 업무를 방해해 왔다.
지역병원들이 크지 않은 이유로 행패를 부리는 일명 ‘갑질’ 환자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병원내 주취 폭력이 문제가 되면서 처벌도 강화되고 각종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병원내에서 별다른 이유없이 행패를 부리고 큰소리를 내는 환자들 때문에 병원 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의료분쟁 등의 사고에 있어서는 법적 판단에 맡길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고, 직접적인 폭행이 가해졌을 때도 법적 제재가 가능하다.
하지만 친절도 등의 이유로 병원내 행패를 부리는 행위나 큰소리로 병원 진료를 방해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일일이 법적 대응을 할 수 없어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역의 A정형외과 관계자는 “막무가내로 행패를 부리는 환자들은 병원들이 일일이 법적 대응을 하기 어려워 늘 당하고만 있는 형편”이라며 “다른 아픈 환자에게 방해가 될까봐 굽신거리며 행패 부리는 환자들의 비위를 맞춰주다 보니 이러한 경우가 반복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병원간 서비스 경쟁으로 의료진이 점점 ‘감정 노동자’로 변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도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SNS나 인터넷 포털에 올리겠다며 협박을 일삼는 경우도 상당수다.
대전의 B 병원 관계자는 “병원을 도덕적으로 나쁜 집단으로 몰아가는 경우도 상당하다. 필요에 따라 한 진료도 진료비 과잉청구를 위한 것이라며 행패를 부리는 경우도 많다”며 “불친절과 부당한 대우 등에 대해 SNS에 올리겠다며 환자가 갑질을 하는 경우도 상당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문제는 병원은 서비스를 받는 곳이기도 하지만 아픈 환자들이 진료를 받는 곳이다보니 갑질하는 환자때문에 다른 환자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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