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中企·자영업자 반응 싸늘
“결정되면 따르긴 하겠지만….”
어린이날과 주말 사이에 낀 5월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데 대해 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26일 알려지면서 나오는 반응은 한마디로 뜨뜻미지근하다.
정부 방침이 확정되면 어린이날인 5일부터 일요일인 8일까지 나흘 간 ‘깜짝 연휴’를 보낼 수 있으니 환영할 법도 한데 지역의 민심은 예상보다 차분하다.
중소기업인들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당황스럽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동네 구멍가게도 월간, 연간 계획을 세워 장사를 하는데 ‘하물며’라는 것이다.
지역의 한 부품제조업체 관계자는 “임시공휴일 지정과 관련한 소식을 오늘(26일) 오전 언론보도를 통해 처음 접하고 너무 황당했다”며 “일간·월간·연간생산계획을 수립해 납품기일을 맞추고 있는데 갑자기 임시공휴일이 지정된다면 현장의 혼란은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임시공휴일에 근무하게 될 생산라인 작업자들에게 예상치도 못한 휴일특근수당을 지급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최대 2배 가까이 증가하는 인건비는 결국 원가부담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다른 제조업체 대표는 “임시공휴일이 정해지면 직원 간 상대적 박탈감이 생기지 않도록 내근, 생산직을 불문하고 모두 휴가를 주려고 한다”면서도 “올해 설정한 목표를 향해 한창 생산을 늘이고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마당에 예정에 없던 임시공휴일 변수가 기업 전략에는 리스크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의 반응은 차분하다 못해 싸늘했다.
대전시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38)씨는 “시청 공무원과 주변 직장인들이 주된 손님인 만큼 임시공휴일로 나흘 간 연휴가 되면 평일 하루이틀 장사하는 정도밖에 매출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며 “임시공휴일 지정이 내수를 진작하기 위해서라는데 이는 일부의 얘기일뿐 동네나 직장 상권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선심성 정책에 불과하다”고 잘라말했다.
반면 대형 백화점과 마트 등 유통업체, 숙박업체들은 연휴기간 나들이객 및 유동인구 증가에 따른 매출상승을 기대하는 눈치다.
대전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임시공휴일에 야외로 나가는 이들도 많겠지만 가족과 함께 쇼핑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기념선물 등을 매장에 전진배치해 매출을 최대한 끌어올리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역의 호텔에도 개별여행객 등을 중심으로 연휴기간 숙박예약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날인 25일 소비촉진과 내수활성화 등을 내세워 정부에 5월6일 임시 공휴일 지정을 건의했다. 오는 28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임시공휴일 안건이 의결되면 대통령 재가를 거쳐 확정된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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