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진 유성선병원 척추센터 과장 |
'디스크'라는 용어는 척추뼈 사이에 위치한 원형 구조물을 일컫는 용어다. 정확한 의학 용어는 추간판이다. 흔히 '디스크'라고 불리는 질환의 정식 명칭은 추간판이 본래의 위치에서 벗어났다고 하여 '추간판 탈출증'이라고 칭한다. 유성선병원 척추센터 박재진 과장의 도움말로 요추부 추간판 탈출증에 대해 알아본다.
▲디스크의 또 다른 이름 '추간판'='디스크'라는 용어는 척추뼈 사이에 위치한 원형 구조물을 일컫는 용어다. 정확한 의학 용어가 추간판(椎間板, intervertebral disc)이다. 흔히 '디스크'라고 불리는 질환의 정식 명칭은 추간판이 본래의 위치에서 벗어났다고 하여 '추간판 탈출증'이라고 칭한다.
추간판은 목, 등, 허리뼈 각각 사이마다 위치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허리와 다리 통증을 유발하는 것은 요추부, 즉 허리뼈에서 발생한 추간판 탈출증 때문이다. 이 질환으로 인한 허리 통증의 연간 발생 빈도는 약 5~20%, 다리 저림 등을 동반하는 하지 방사통은 1~5% 정도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추간판 탈출증은 50~60대 이상에서 발생하는 척추관 협착증과는 달리, 대개 30~50대의 젊은 남자에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요통이나 하지 방사통(다른 부위로 퍼지는 듯한 통증)이 있다고 하여 허리 디스크로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된다. 허리나 엉치뼈쪽에서 생기는 염좌같은 병변이나 당뇨로 인한 말초 신경 병변에 의해서도 허리디스크와 비슷한 하지 방사통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자세한 병력 청취 및 신체 검진, 그리고 영상의학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방향이 결정된다.
▲허리통증이라고 무조건 허리디스크는 아니다?=추간판 탈출증과 마찬가지로 허리 통증 관련하여 발병률이 높은 질병이 있다. 바로 척추협착증이다. 대다수 사람들이 지속적인 허리 통증을 두고 디스크로 판단하는 경우들이 많다. 디스크와 달리 척추협착증에 대해 그만큼 생소한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다.
척추협착증은 말 그대로 척추관이 협착돼 좁아지는 질환이다.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노화로 점점 좁아지게 되는데 이때 척추관을 둘러싼 척추뼈 마디가 굵어지거나 인대가 두꺼워지는 것이 주된 요인이다.
척추관협착증과 허리디스크 모두 요통이 주된 증상이다. 보통 디스크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허리 통증 증상으로 쉽게 구분할 수가 있다. 디스크는 앉고 서있을 때 모두 통증이 오지만, 척추관협착증은 걷거나 움직일 때 통증이 온다. 또 척추관협착증은 초기 요통이 반복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엉치뼈와 허벅지쪽 하체로 옮겨간다.
▲디스크, 어떻게 알 수 있을까?=정상적인 추간판은 내부에 수핵(속질핵)이 있으며 외부는 탄력있는 고무바킹같은 섬유륜으로 둘러싸여져 있다. 위아래로는 척추체 연골판으로 덮여져 있다. 나이가 들면서 수핵 내 수분 및 단백다당은 줄어들고, 탄력성을 잃고 약해진 섬유륜을 통해 수핵이나 섬유륜의 일부가 탈출한 상태를 추간판 탈출증이라 한다.
추간판 탈출증이 의심될 때 시행해보는 대표적인 신체 검사가 하지 직거상 검사(straight leg raise test)다. 이는 무릎을 펴고, 발등을 굽힌 상태에서 다리를 서서히 들어줄 경우 아픈 쪽 하지 방사통이 건강한 쪽에 비해 더 적은 각도로 움직이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외 하지 근력 검사, 심부 건 반사, 이환된 피부 분절 등을 검사해볼 수 있으며, 추간판 탈출로 인한 통증은 대개 허리를 굽힐 때, 기침 등의 복압을 상승시키는 동작들에 의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기본 영상 검사로 단순 방사선 사진(X-ray)을 촬영할 수 있다. X-ray에서 추간판 간격이 좁아진 소견이 관찰 될 수 있으나, 초기 경우 별다른 이상 소견이 안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타 질환을 배제 및 감별 진단하기 위해 촬영을 요하며, 굴곡 및 신전 영상과 같은 역동적 촬영을 통해 요추부의 불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요즘은 방사선 노출의 위험이 없으며 추간판 및 신경 등의 연부 조직을 관찰 할 수 있는 자기공명영상(MRI)를 촬영하여 진단하기도 한다. 자기공명영상은 탈출된 추간판의 변성, 방향과 정도 등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여 치료에 도움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큰 수술이 아니어도 증상 호전 가능=치료 방법으로 크게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그 중 보존적 치료 요법에는 2~3일 정도 침상 안정, 소염진통제 복용, 물리 치료, 보조기 착용 등이 포함되며, 다양한 방법의 신경 차단술을 통해 통증을 조절해 볼 수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방법만으로도 증상은 호전되는 편이나, 약 10% 이내에서 수술적 치료를 요한다.
수술적 치료를 요하는 경우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 없이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는 통증, 근력 약화 등의 하지 마비가 있거나 진행하고 있는 경우, 대소변 기능 장애, 특히, 허리척추뼈 아래 부위에 있는 여러 다발의 신경근이 압박을 받아 생기는 마미증후군(cauda equina syndrome) 발생시 수술을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 대개 심한 추간판 탈출증에 의해 발생되는 마미증후군 증상으로는 갑작스럽게 악화되는 중증의 요통, 양 하지 통증, 회음부 감각 저하, 그리고 배뇨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있는 경우는 지체없이 MRI 촬영하여 병변을 확인 후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허리건강 생활가이드=일상생활에서 올바르게 허리를 사용하고 익히는 습관을 들이면 요통이나 디스크 예방에 매우 좋다. 특히 허리디스크 예방에는 지속적인 허리 운동하는 것이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된다. 20~30분 정도 굴곡 없는 평평한 길이나 낮은 언덕을 걷는것도 좋고, 자전거, 수용 등 유산소 운동을 하면 좋다. 비만 역시 디스크에 매우 좋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체중조절 역시 필요하다.
올바른 자세 형성에 노력하고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갖는다면 튼튼한 허리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통증이 느껴진다면 방치하지 말고 바로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를 받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송익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