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아픈 배의 진실

  • 문화
  • 건강/의료

[건강]아픈 배의 진실

조금 큰 아이 만성 반복성 복통 만 4~16세 10명 중 한 명꼴 대부분 심리적 요인… '꾀병'이라 여기다간 큰 코 다칠수도

  • 승인 2016-04-25 13:13
  • 신문게재 2016-04-26 12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건강하게 삽시다]소아복통


▲ 박시민 건양대병원 소아외과 교수
▲ 박시민 건양대병원 소아외과 교수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제일 많이 듣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나, 배 아파”라는 말이다. 그런데 “어디가 어떻게 아프냐”고 물으면 설명을 잘 못한다. 단지 “배 아프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참 답답하다. 신생아 때는 아파도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냥 울기만 할 때도 많다. 단순히 배앓이를 하고 넘어가면 참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고 더 심각한 상태일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소아복통에 대해 건양대병원 소아외과 박시민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소아복통=아기들은 어른처럼 '어디가', '어떻게' 아프다고 표현을 잘 못한다. 그 대신에 보채거나 우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부모들은 아기가 배가 자주 아프다고 할 때 꾀병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대부분은 심리적인 원인이거나 큰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큰 문제는 없지만, 간혹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부모들의 주의가 필요한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만성 반복성 복통은 기능성 복통이라고도 한다. 만 4~16세에서 10명 중 한명정도로 발생하게 되고 3개월에 3회 이상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복통을 말한다.

▲소아복통의 원인=소아복통의 원인은 심리적 요인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정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나 스트레스 등을 해결해 주는 것으로도 증상이 좋아지게 된다. 하지만 이중에 약 10%정도는 실제로 병변이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통을 실제로 일으키는 병변을 시사하는 증상으로는 체중감소, 혈변, 잦은 구토, 성장장애, 수면장애, 만성 설사 등이 있는 경우가 있다. 5세 이하이거나 14세 이상 이 반복적인 복통을 느낀다면 의심을 해 볼 수 있다. 만성 반복성 복통 외에 장염이나 식중독, 변비 등으로도 복통을 호소하면서 병원에 오게 된다. 열이 복통보다 먼저 있은 뒤 복통이 있는 경우에는 직접적으로 배의 문제보다는 배 이외의 감염성 질환, 즉 폐렴, 편도선염, 중이염 등 흔한 질환 등을 의심해 볼 수 있고, 복통이 선행되고 열이 난다면, 장의 염증성, 감염성 질환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증상과 진단=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가 많이 아파하면 병원을 찾지만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일 때에는 응급수술이 필요한 신호라 최대한 빨리 병원에 오는 것이 좋다. 1세 전후로 배가 몹시 아픈 것처럼 심하게 보채는 경우, 그 복통이 수분 간격으로 반복적으로 있는 경우, 붉은 잼 같은 변을 보는 경우 등에는 장중첩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구토의 강도가 높으면서 특히 금식 중에도 구토가 지속 되는 경우, 담즙이 섞인 연둣빛 구토는 장관 폐색 등 심각한 질환을 암시할 수 있다. 복통이 심해서 배에 손을 못 댈 정도로 아파하는 경우나 복부 타박 후에 심한 복통은 복막염 등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복통의 위치가 복부의 특정 부위에 국한되어 호소하는 경우에도 대표적으로 급성 충수돌기염(맹장염) 등 국소적인 복막염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이다. 과거에 복부 수술을 했던 아이라면 장 유착에 의한 장폐색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담즙은 담관을 통해서 십이지장으로 나오기 때문에 초록빛을 띄는 노란 물, 즉 담즙성 구토는 장폐색을 시사하는 소견이고, 아기에서 구토가 심할 경우, 금식했을 시에도 구토가 지속되거나 하는 경우 특히 더 의심할 수 있다. 비담즙성 구토일 경우에는 십이지장 상부, 즉 위에서 음식물이나 위액이 잘 내려가지 않는 비후성 유문협착증일 수 있다.

모두 수술적 처치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담즙성 구토를 보이는 경우, 특히 복부 팽만, 발열, 혈변 등이 동반될 때 더 응급한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이 필요한 질환 '음낭수종과 탈장'=탈장은 소아외과에서 가장 흔한 질환이다. 엄마 배 속에서 7~8개월 정도에 고환이 후복강에서 음낭으로 내려오게 되는데, 이때 고환이 내려온 길이 잘 닫히지 않아서 생기는 질환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초상돌기가 완전히 폐쇄되지 않아서 장이 들락날락할 정도로 복강과 연결이 된 경우를 탈장, 그리고 복수가 찰 정도의 연결을 갖는 경우를 음낭수종이라고 한다. 이름은 완전히 다르지만 발생 기전이 같은 비슷한 질환이며 치료방법도 동일하다.

이러한 탈장은 대부분 남자아이에서 많으며 미숙아에서 특히 많다. 대부분 우측에서 많고, 10%에서는 양쪽 탈장으로 보이게 된다. 그리고 왼쪽 탈장의 경우에는 오른쪽에도 탈장이 있을 확률이 좀 더 높다.

음낭수종의 경우에는 종류에 따라 자연적으로 소실되는 경우도 있어서 1세까지 기다리기도 하지만, 탈장은 절대로 스스로 치유되지 않는 질환이다. 탈장이 있을 경우 튀어나온 장이 끼어서 복원되지 않는 감돈의 가능성이 높다. 치료가 늦어지면 감돈이 일어날 수 있고, 여기에서 더 늦어지면 장 절제를 해야 할 수도 있다. 때문에 진단이 되면 빠르게 수술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최근에는 절개법 이외에도 소아복강경 기구를 이용한 복강경 수술을 통해 탈장교정술을 시행 할 수 있다. 복강경은 배꼽의 5mm, 양측 하복부에 3mm의 절개를 넣고 수술을 진행하게 되고. 배꼽을 통해 카메라가 들어가기 때문에 양측성 탈장 여부를 육안으로 명확하게 확인하고 양측성 탈장이 진단되었을 때 새로운 절개를 넣지 않고 수술을 진행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술이 필요한 질환 '중장염전'=중장염전은 장이 시계방향으로 꼬여버린 상태를 말한다. 태아가 엄마 뱃속에서 자랄 때 장이 배 안에서 시계반대방향으로 270도 회전을 하면서 자리를 잡게 되는데 이것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는 것을 '장 회전 이상'이라고 한다. 장 회전 자체는 증상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으나 장이 고정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장이 꼬여버릴 수 있다. 중장염전이 발생하면 중장, 쉽게 말해 대장 일부를 제외한 소장 전체로 가는 혈류가 차단된다. 이 때문에 치료가 늦게 되면 장들이 괴사되고, 대부분의 장을 절제해야 하기 때문에 소아외과 최대의 응급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은 꼬여있는 장을 풀어 주는 게 먼저다. 이후 혈류가 돌아오는 것을 확인하고, 괴사가 된 장이 있다면 절제하기도 한다. 이후 대장을 왼쪽으로, 소장을 오른쪽으로 몰아서 정리해주는 수술을 하는데 이때 충수돌기가 정상과 다르게 좌측에 위치해서 충수염 진단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충수절제술을 동반해서 시행한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애터미 '사랑의 김장 나눔'… "3300kg에 정성 듬뿍 담았어요"
  2. "철도 폐선은 곧 지역소멸, 대전서도 관심을" 일본 와카사철도 임원 찾아
  3. 전기차단·절연 없이 서두른 작업에 국정자원 화재…원장 등 10명 입건
  4. 30일 불꽃쇼 엑스포로 차량 전면통제
  5. <인사>대전시
  1. 충남대-대전시 등 10개 기관, ‘반려동물 산업 인재 양성 업무협약’
  2. 대전시 제2기 지방시대위원회 출범
  3. 김태흠 충남지사, 천안아산 돔구장 건립 필요성·추진 의지 거듭 강조
  4. 대전시, 반려동물산업 육성에 힘쏟는다
  5. [한성일이 만난 사람]김용교 전 아산시 부시장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공무원 복종의무` 삭제추진에 대전 관가 설왕설래

李정부 '공무원 복종의무' 삭제추진에 대전 관가 설왕설래

이재명 정부가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의 복종 의무'를 삭제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 것을 둘러싸고 지역 관가에서 설왕설래가 뜨겁다. 일선 현장에선 76년 만에 독소조항 폐지 기대감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공직 문화 정착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환영기류가 우세하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 일각에선 개정안 국회 통과 때 자칫 지휘체계가 휘청이면서 오히려 주민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26일 대전 지역 공직사회에 따르면 인사혁신처가 전날 입법 예고한 국가공무원법 상의 '공무원의 복종 의무'를 삭제하는 개정안을 둘..

이번엔 반려동물 간식… 바이오 효소 들어간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
이번엔 반려동물 간식… 바이오 효소 들어간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

대전시는 26일 시청 응접실에서 대전관광공사, ㈜인섹트바이오텍과 함께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를 위한 공동브랜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캐릭터 중심의 제품을 넘어 지역 재료·스토리·생산기반을 더 촘촘히 담아야 한다는 취지로 대전의 과학·바이오 정체성을 상품에 직접 반영하려는 시도다. 이번에 출시 준비 중인 '꿈돌이 닥터몽몽'은 인섹트바이오텍의 연구 포트폴리오로 알려진 자연 유래 단백질분해효소(아라자임) 등 바이오 효소 기술을 반려동물 간식 제조공정 단계에 적용해 기호성과 식감 등 기본 품질을 고도화한 것이 특징이다. 인섹..

안전상식 겨룬 초등생들의 한판…공주 대표 퀴즈왕 탄생
안전상식 겨룬 초등생들의 한판…공주 대표 퀴즈왕 탄생

열띤 경쟁 속에서 펼쳐진 공주시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25일 공주환경성건강센터에서 공주시와 중도일보가 주최·주관한 '2025 공주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안전에 취약한 어린이들이 안전 상식을 재밌는 퀴즈로 풀며 다양한 안전사고 유형을 학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74명의 공주지역 초등학생들이 대회에 참가해 골든벨을 향한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본 대회에 앞서 심폐소생술 교육이 먼저 진행되자 학생들은 교사의 시범을 따라가며 "이렇게 하는 거 맞나요?"라고 묻거나 친구에게 압박 리듬을 맞춰보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