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반기문 대망론’에 충청 정가가 다시 주목하고 있다.
반 총장은 다음달 25일~27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주포럼’, 5월30일~6월1일 경주에서 개최되는 ‘유엔 DPI(공보국) NGO 콘퍼런스’ 참석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의 방한은 여소야대 국면의 총선 결과에 청와대와 새누리당 입지가 좁아진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정치권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새누리당 내 대권 잠룡들이 낙선하면서 차기 주자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 총장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지난 21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양자대결 지지도 조사에서 42.3%를 획득,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42.8%)와 0.5%p 차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 총장은 충청을 기반으로 한 ‘정치’를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방한 중 고향인 충북 음성 방문에 이어 충청 정치의 상징인 김종필 전 총리(JP)를 찾아 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 총장의 방한은 1년 만이지만, 고향 방문은 2년 10개월이어서 음성에 있는 선친 묘소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반 총장은 지난 1월 JP의 구순 때 축하서신을 보내 “훗날 찾아 뵙고 인사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의례적인 인사일 수도 있지만 정치권에 몰아칠 ‘반기문 대망론’ 바람은 거셀 전망이다.
반 총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충북 중심의 반 총장의 행보는 대전과 충남쪽을 대표하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연동하는 구도로 짜여질 것"이라며 "반기문 대망론을 충남쪽으로 확산시키려면 JP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충청 출신 출향 인사들의 모임인 ‘백소회(총무 임덕규)’와 ‘충청향우회(총재 오장섭)’, 충청포럼(회장 윤상현)’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백소회의 임덕규 총무는 ‘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반사모)’의 대표 역할을 하며 반 총장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
고(故)성완종 전 회장의 동생인 성일종 당선인(서산 태안)도 일정 부분 반기문 대망론과 관련,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충청권 의원과 당선자들 역시 지난 20일 유성 만찬 회동에서 ‘반기문 대망론’ 띄우기에 나서는 등 충청대망론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반 총장의 임기는 8개월 가량 남은 상황이지만, 지금부터 국내 분위기와 조직 만들기에 예열을 해야할 때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충청권의 한 여권 중진 의원은 “새누리당의 이번 총선 참패가 반 총장에게도 적지 않은 내상을 줬다”며 “꽃가마를 타고 오는 시나리오를 반 총장이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대망론의 첫 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오주영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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