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후 지역발전특별위원회(이하 지역발전특위) 및 지지자들과 대규모산행모임을 가져 향후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시장은 총선 정국에서 대전시당 산하 지역발전특위를 이끌며 조직력을 과시하고 새누리당 후보들 지원 유세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박 전 시장은 지난 23일 지역발전특위 위원 및 지지자 등 200여명과 계족산을 올랐다.
그는 총선과 대전시장 재선거가 병행되지 못하면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심한 듯 다소 수척한 모습이었지만 지지자들과의 대화에서는 밝은 표정을 짓고 농담을 건네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난 2014년 6ㆍ4지방선거 패배에 대해 와신상담(臥薪嘗膽)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산행 전 인사말에서 “오늘 황사가 끼었는데 인생에도 황사가 끼는 날도 있다”면서도 “매일 끼는 것은 아니지 않나, 다음날에는 세월이 맑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겠나”라고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박 전 시장의 지지자들과 이날 산행을 두고 차기 지도부를 구성하는 전당대회와 맞물려 후원할 당권주자를 결정키 위해 지지자들의 의견수렴을 가지려한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다만, 특정 인사를 조기에 확정해서 지원할 경우,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되기에 산행에 참여한 박 전 시장이나 측근들은 이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박 전 시장은 “서로 같이 하는 분들이 손도 맞잡고 말을 붙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정치적 연호나 구호, 산행에서 할 일은 아니다. 산에 갈 때는 사랑과 이웃과의 우정을 나누는 마음으로 (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시장은 대전시당내 책임당원 보유로는 당내 수위를 다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책임당원은 전당대회에 투표권을 행사한다.
박 전 시장 측 한 관계자는 “시장님이 책임당원 수로 치면 현역 국회의원들보다도 많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보면 당권을 염두한 인사들이 접촉해오고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는 전당대회에서 박 전 시장이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게될 수 밖에 없다는 대목으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육동일 충남대학교 교수도 같은날 지지자들의 모임인 대륙산악회와 계족산을 찾았다.
육 교수는 이 자리에서 “4ㆍ13총선을 지켜보면서 독선과 오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지배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심판과 분노를 촉발시켰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산행의 교훈이 뭐겠는가. 좀 더 겸손하고 친화적으로 소통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산행 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와 관련해 서너 곳에서 전화가 오고 있다. (당내 상황이) 안갯 속이라 (누구를 지지해야할이지) 정말 어렵다”면서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에서 (지도부가) 많이 바뀔 것”이라고도 했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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