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대행 인터넷 사이트 이용 접속도 높아
“스펙 쌓기 바빠”… 일부 교수 제출 여부만 평가
‘가상 시험지 3만 원에 팝니다’, ‘OO학과 리포트 필요하신 분 연락주세요’, ‘과제 맞교환 하실 분 없나요’
대전지역 대학가에 시험 문제부터 과제물까지 사고 파는 행위가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대학생들은 이같은 부정 행위에 대한 문제 의식을 느끼지 못해 ‘도덕 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대전지역 대학가 커뮤니티에는 중간고사와 과제물 제출 기간을 이용해 과거 기출문제인 일명 ‘족보’ 판매와 리포트 대필을 해준다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A사립대의 한 학생은 커뮤니티를 통해 “돈만 주면 가상 시험문제를 판다는 글을 보고 혹시나 해서 연락을 해보니 사실이었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선의의 학생들만 피해를 입는 것 아니냐”며 판매자와의 대화 메시지를 캡쳐해 올렸다.
댓글에는 ‘시험이 어렵다보니 족보를 구하고 싶은 건 사실’, ‘참고자료로 활용할 뿐인데 뭐가 문제냐’ 등 자조섞인 푸념만 이어졌다.
현재 리포트 거래 인터넷 사이트도 이미 수십여 개지만, 학생들이 즐겨찾는 탓에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교수들로부터 베끼기 의심(?) 눈초리를 피하기 위해 일부 사이트는 리포트마다 학교별 다운로드 수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개인 간 비밀리에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어 적발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B사립대 경영학과 4학년 김모(27)씨는 “취업 준비로 토익 등 스펙 쌓기도 모자란 시간”이라며 “리포트를 열심히 써도 어떤 교수는 읽지도 않고 제출 여부만 평가하는데, 굳이 ‘내 시간을 들여 쓸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이와 관련, 지역대학 한 교수는 “돈으로 과제물을 사고 파는 일부 학생들의 그릇된 행동을 보면 씁쓸하다”며 “교수와 학생 모두 자성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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