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대선 행, 정진석 원내대표로 가닥 잡나
새누리당 충청권 당선인들의 국회 원(院) 구성에 대한 대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국면에서 친박계와 목소리를 같이 해 온 충청 새누리당 의원들이 지난해 7월 연이어 ‘충청 모임’을 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일 오후 유성에서 가진 만찬회동에는 14명의 당선인들 모두가 참석했다. 월 모임을 정례화하고 간사에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을 선임했다.
이 자리에서 당선자들은 상견례만을 공개한 뒤 비공개로 저녁을 같이 하며 총선 반성과 향후 대선 정국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가장 시급한 관심사는 원내대표와 당대표, 충청 대선 주자의 순번을 정했느냐 여부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두루뭉술한 이야기만 나왔지, 구체화된 것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구도는 4선의 정진석 당선자가 친박과 비박계 모두로부터 공격을 받지 않는 적임자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런닝메이트는 이완구 전 총리가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수석원내부대표를 대구 경북(TK)의 김재원 의원, 정책위 의장을 주호영 의원과 함께한 사례가 있다. 충청과 영남이 다시 손을 잡는 그림이 다시 그려지고 있다.
‘충청대망론’ 그립을 잡은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은 원내대표와 당권 도전 보다는 내년 12월을 주시하고 있다.
당내에서 선출직 의원은 대선 1년 6개월 전에 직을 내려놓아야 때문에 두 직책을 맡을 수 없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 비대위 구성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낸다. 외부 인사 영입이 바람직하며 비대위원에 ‘충청’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정 의원은 ‘태평성대’ 동문인 이명수 의원(아산갑)과 긴밀한 대화를 많이 나누고 있다. 20일 대전 모임도 두 사람이 제안해서 성사된 것이다.
충북 민심을 갖고 있는 정 의원에게 취약한 것은 대전과 충남, 세종의 ‘민심’이다.
이 부분을 이 의원에게 상당 부분 맡기려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다음 달 모임부터는 친박계에서도 ‘진박’인 비례대표 당선자인 유민봉, 최연혜 당선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청대망론과 ‘청와대’간 다리 역할이 기대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3선의 이명수 의원과 홍문표 의원(홍성 예산)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강한 ‘충청 대세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입법 권력인 국회내에서 상임위원장과 함께 내각에도 충청 인사 배치를 적극 건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받고 있다.
이명수, 홍문표 의원은 상임위원장과 함께 행자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군에도 올라있다.
친박인 이장우(대전 동구), 김태흠(보령 서천) 의원과 중도성향의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은 재선들의 핵심 보직인 수석원내 부대표 후보로 거명되는 상황이다.
비 충청권의 한 친박계 의원은 “ 계파색이 옅은 사람이 원내대표를 맡아 당을 추스르는 게 당과 청와대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며 충청대세론에 힘을 실어줬다.
비(非) 충청권 의원들 사이에선 ‘TK, PK’와 같은 대전 충남북의 영문 이니셜인 ‘DC(대전 충청)’가 만들어지는 흐름이 감지된다며 충청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서울=오주영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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