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 인구 감소 등으로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취업 지원 의지는 저조한 편이다.
21일 본보가 대전지역 대학가로부터 외국인 유학생 국내 취업률을 문의한 결과 상당수가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기준 외국인 유학생은 총 5558명으로, 이 중 중국 국적이 59.7%인 3316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학측은 “국내 학생들의 취업률 통계 데이터는 바로 알려줄 수 있지만, 외국인 유학생까지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털어놨다.
취업 지원 프로그램 역시 국내 학생들 위주로 운영될 뿐, 외국인 유학생이 접할 수 있는 통로는 극히 제한적이다.
대전에서 외국인 유학생수가 가장 많은 A대학은 외식업체 대기업과 협약을 맺고, 중국인 유학생의 현지 입사를 돕기 위해 취업반을 개설했다.
이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수는 1000여 명이 넘지만, 이 취업반의 정원은 매년 20명 안팎으로 경쟁률이 치열하다.
지역기업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할 수 있는 혜택도 별로 없다.
기업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했더라도 문화 차이와 적응력 등을 들며 꺼려하는 분위기다.
B대학의 경우 지난해 2월 졸업한 중국인 유학생은 총 46명이지만, 국내 취업은 2명에 그쳤다. 본국 귀국 13명, 국내진학 8명, 구직비자 또는 미상이 23명이다.
구직비자는 졸업 후 1년동안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비자이다.
졸업 전에 취업하지 못하면 비자 만료로 한국 취업 준비가 불가능해 유학생들이 구직비자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학들이 유학생 유치 확대만 펼칠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인 유학생 왕모(27·여)씨는 “취업도 안되는데다 비자 문제도 있어 우선 한국에 머물고 싶은 마음에 대학원에 진학했다”며 “앞으로 등록금은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지역대 국제교류원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취업을 위한 인턴십 제도와 지역간 특성을 살려 인력 매칭이 가능하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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