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2년전부터 임피제 시행 모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 다니는 A(59)씨는 내년 상반기 퇴직을 앞두고 있다. ‘타이어밥’ 먹은 지 올해로 35년째. 갈수록 고령화되는 사회에서 어린 축에 속하는 환갑 나이에 퇴직한다고 생각하면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한다.
하지만 2년 전 회사에서 도입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그는 평생 손에 익은 일을 하며 따박따박 월급을 받았고 차근차근 퇴직 후의 삶을 준비할 수 있었다.
A씨는 “벌써 2년 전 퇴직했어야할 사람이 임금피크제 혜택을 받아 노후 준비할 시간을 벌었으니 그나마 다행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2013년 개정된 ‘고용상연령차별금지및고령자고용촉진에관한법률’에 따라 올해 1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은 정년 60세가 의무화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거나 선택적 정년제, 인사제도 개편 등을 해야 하는데도 대상기업 10곳 중 6곳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1단계 정년연장 적용대상 기업(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300곳을 대상으로 ‘정년 60세 시대의 기업대응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은 42.7%에 불과했고 연공형 임금체계를 직무·성과급형으로 개편한 기업은 23.7%로 더 적었다.
임금피크제는 근로자가 일정 연령 도달시점에 임금을 깎는 대신 고용을 보장하는 것으로 정년연장에 따른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반면 조사대상 기업들은 인건비 증가(53%), 인력운용애로(23.7%), 생산성 저하(21.7%) 등 정년연장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대전과 금산에 공장을 둔 한국타이어만해도 회사와 노동조합이 ‘노경 공동 실무협의회’를 구성하고 장기간의 협의과정을 거친 뒤에야 2014년 1월 임금피크제 도입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정년연장 시행 후 기업들이 임금체계 개편 등 대책마련에 대한 부심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오히려 근로자의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고용의 신진대사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구시대적 임금체계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선하는 일에 정부와 기업, 노동계가 대승적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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