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태정 유성구청장 |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선거가 시작되기 전 정치평론가를 비롯한 선거전문가들은 여당과 야당의 획득 가능한 의석수를 각 지역과 계층 및 연령별 정치성향 등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거결과에 대해 이러 저러한 예상치를 내어놓았다. 그런데, 막상 4·13 총선결과의 뚜껑을 열어보고는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에 모두들 놀라워했다. 모두의 예상을 빗나간 결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그 동안 정치인 개인의 안위에 중심을 두는 정치 등에 대해 강한 경고를 보내면서 국가권력의 정점에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 있음을 보여줬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국민들은 오만하지 말고 서로 타협하고 협의하면서 대안을 만들어내는 정치를 하라는 집단지성을 발휘한 것이다.
국민 개개의 정치적 의사표현행위들이 모여 종합적 결과를 나타내는 투표는 “국민 집단지성의 발현”이며 여기에 담긴 국민의 뜻이 가장 정확하게 '지금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집단지성은 어떤 사항의 본질을 짚어주면서 그 해결책을 제시해주는데 탁월한 기능을 한다. 집단지성은 다양하고 독립적이며 흩어져 있는 생각들이 취합, 논쟁, 타협, 그리고 절충을 거쳐 조화된 형태로 방향을 제시해 주는 과정, 즉 민주주의 과정을 거쳐 나타나는 결과물이다. 결국 집단지성은 소수 엘리트들보다 다양성과 독립성을 가진 집단의 통합된 지성이 올바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소의 무게를 맞추는 일화와 이번 4·13총선 결과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사회가 접하고 있는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를 집단지성을 활용해 문제해결에 보다 본질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안타깝게도, 집단지성의 결과물을 즉시 얻어 낼 수 있는 해법은 없다. 국민들이 참여해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이를 조율하고 절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생활 속에서 개개인이 겪고 있는 다양한 경험들이 모이고 섞이고 조율되는 과정을 거쳐 본질에 접근하는 집단지성을 정치와 행정에 적용해야 한다.
정치와 행정에 집단지성이 활용되어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도록 한다면 사회적 비용과 매몰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우리 사회에 항상 소통하는 문화를 우선 정착시켜야 한다. 국가를 구성하는 국민, 지역을 구성하는 주민과의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 그리고 이를 지속가능하게 이어지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집단지성을 활용하여 사회적 유대와 공동체를 강화하는 좋은 방법이다. 이것이 풀뿌리 민주주의, 정치와 지방자치의 본질이기도 하다.
제20대 총선이 끝난 지금, 본질적 소통과 눈높이 소통이 결국은 집단지성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훌륭한 지방자치로 이어져 주민 행복도와 삶의 질을 높이는 업그레이드된 지방자치로 발전하는 미래를 디자인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